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을 위한 파일럿(시범) 생산라인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2020년부터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순차적으로 QD-OLED 패널 라인으로 전환해 양산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차세대 TV용 패널 생산을 목표로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시티 내에 QD-OLED 파일럿 라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투자 결정이 확정되면 상반기 중에는 라인 셋업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사업을 포기한 이후 OLED의 대항마로 QD-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왔다. 초기에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선행 개발이 이뤄졌으며 2015년 업계 최초로 퀀텀닷 기술을 활용한 LCD TV 출시에 성공한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도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QD-OLED는 기존 LG전자, 소니가 판매하고 있는 OLED TV와 삼성전자의 퀀텀닷 TV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로, 아직 완전히 성숙된 기술은 아니다. 기본적인 구조는 OLED TV와 거의 유사한데, 발광소재로 유기물뿐 아니라 무기물(퀀텀닷)도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무기물을 생산재료로 사용할 경우 유기물보다는 생산 과정을 안정화하는 데 유리하고 OLED TV의 최대 단점인 번인(burn-in)을 해결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대형 OLED 분야에서 철수한 이후 LCD의 다음 세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현재 가능한 선택은 QD-OLED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 뿐"이라며 "수년째 삼성디스플레이의 캐시카우인 모바일 OLED 이외에 미래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L8-1 라인을 가장 먼저 QD-OLED 패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공장 건설이 아니라 전환 투자 방식으로 전체 설비투자 비용을 줄이는 한편 중국계 기업들의 물량 공세로 인해 아무리 팔아도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LCD 패널 사업 규모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삼성전자 QLED TV도 퀀텀닷 시트로 LCD 광원을 개선시킨 고색재현 디스플레이 기술을 탑재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LG전자의) OLED TV보다 좋지 않았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와 퀀텀닷의 장점을 결합한 QD-OLED 패널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