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일 국내 2위 오프라인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를 마치고 기술을 활용한 미래 보안 서비스 청사진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손잡고 ADT캡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단숨에 국내 보안 시장 2위로 뛰어오른 SK텔레콤은 손자(孫子)회사인 4위 보안 업체 NSOK와 ADT캡스를 합병해 보안 사업을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ADT캡스 사명과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보안 시장은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전쟁터"라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드론(무인기), 5G(5세대 이동통신) 등 최신 기술을 신규 보안 서비스에 적용해 보안 시장의 강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내 오프라인 보안 시장은 해마다 8%씩 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늘고, 무인점포 등 미래형 점포가 대중화되면서 보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보안 시장은 기존 보안업체 에스원이 50%를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업체들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AI로 똑똑해지는 보안
SK텔레콤은 연 매출 7000억원 수준인 ADT캡스를 2021년 매출 1조원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보안 시스템에 AI를 적용하면 CC(폐쇄회로)TV 영상에서 매장 손님이 물건을 훔치는 장면을 파악해 경고음을 보내고,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면 응급 신고를 해주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년 5G가 상용화되면 CCTV가 찍은 초고화질(UHD)급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수백m 떨어진 곳에서의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가 방대한 CCTV 영상을 분석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을 미리 예측하고 경비 인력과 차량 동선을 최적화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이런 지능형 서비스를 1인 가구, 미래형 무인점포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사회 변화에 맞춰 보안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인 매장에서는 지문이나 얼굴 인식 기술을 적용한 인증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장이나 과수원, 축사 같은 넓은 지역을 감시하기 위해 드론 보안 서비스도 선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본 대표 IT(정보기술) 기업인 NEC로부터 생체 인식 기술을 도입하고 히타치에선 건물 보안과 에너지 절감 등 종합적인 건물 관리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보안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미국·유럽 선진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해지는 보안 서비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를 적용한 신규 보안 산업 규모는 2017년 39억달러에서 2025년 34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1위 업체인 에스원은 5G 시대에 쓰일 지능형 교통안전 서비스를 지난달 선보였다. 아파트 단지나 건물 인근에 설치된 CCTV가 실시간으로 교통사고를 알아채고 교통신호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ADT캡스는 내년 상반기 SK텔레콤의 IoT 기술을 접목한 주차 관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고객들 스마트폰으로 여러 주차장 가운데 빈자리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KT와 LG유플러스는 자사 지능형 CCTV에 마케팅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AI가 CCTV에 찍힌 영상을 분석해 방문 고객 숫자는 물론, 붐비는 시간대, 고객 체류 시간, 방문 고객 중 구매자 비율 등을 분석해 매장에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