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4.8% 증가, 국제 유가 오르며 수입도 16.8% 늘어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에도 큰 폭의 서비스수지 적자는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6일 지난 7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7억6000만달러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9월(122억9000만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73억8000만달러)보다 13억8000만달러 증가했고, 지난해 7월(72억5000만달러)과 비교해도 커졌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7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 증가하면서 무역수지(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됐다. 지난 7월 무역수지는 11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11월(114억6000만달러)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세계 교역이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은 14.8%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했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선박(-73.6%)을 제외한 통관 기준 수출 증가폭은 17.4%였다. 반도체(31.1%), 철강제품(32.8%), 화공품(22.5%), 기계류·정밀기기(22.4%)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선박을 비롯해 승용차(-13.8%), 가전제품(-16.2%) 수출은 감소했다.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은 16.8% 늘었다. 통관 기준 수입 증가율은 16.4%였는데, 원자재 수입이 31.8% 큰 폭 증가한 영향이 가장 컸다. 소비재 수입이 8.1% 증가했고 자본재(1.0%) 수입도 소폭 늘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전히 컸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행수지가 여전히 부진했고, 글로벌 해운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송수지 적자폭이 커진 결과다. 7월 서비스수지는 31억2000만달러 적자였는데, 적자폭은 지난 1월(44억9000만달러)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여행수지 적자폭은 14억8000만달러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17억9000만달러 적자)보다는 줄었지만, 전달인 6월(12억달러)보다는 커졌다. 7월 해외로 나간 우리나라 출국자 수는 249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4% 증가했다. 입국자 수는 24.4% 증가한 125만명이었지만 출국자수의 절반에 불과했다.
운송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국내 해운업 구조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글로벌 해운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따라 해외 임가공료 지급이 늘어나면서 가공서비스수지는 6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소득(12억9000만달러)이 늘어나면서 본원소득수지는 12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에서는 104억6000만달러의 순자산이 증가했다. 직접투자 부문에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26억7000만달러 증가하는 사이 외국인 국내투자는 4억1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 부문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15억2000만달러)보다 외국인 국내투자(47억3000만달러)가 더 많이 늘었다. 기타투자 부문에서는 자산이 85억달러 증가했고 부채는 3억3000만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