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잘못됐는데…'부동산 처방'나올 때마다 커지는 불신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8.08.27 16:01

    부동산 과열을 잡으려고 정부가 내놓는 ‘처방전’이 약효가 있는지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역대 최고 강도로 평가받는 8·2 부동산 정책부터 시작해 주거복지로드맵과 보유세 개편, 신혼부부 희망타운 공급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굵직한 정책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시장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연일 달아오르며 정부 정책에 내성만 붙고 있다. 정부가 시장 불안을 잡기 위해 내놓는 새 정책도 이미 진단부터 잘못됐다는 불신이 시장에 퍼지며 오히려 ‘정부가 정책을 낼 때 집을 사야 한다’라는 시장의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전경. /조선일보DB
    들썩대는 집값을 잡겠다고 정부가 27일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이미 새 대책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앞서 구두 경고한 편법증여와 세금탈루 조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해왔던 것이고, 편법 대출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만큼 딱히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도 마찬가지. 이미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고,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 등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11개 자치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이들 지역의 집값이 여태 잡히지 않았다는 것을 보더라도 추가 지정에 대한 실효성에 물음표가 달린다.

    그나마 수도권 추가 공급 확대 방안 정도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정부가 해왔던 정책 기조상 새로운 택지를 발굴해 공공분양 주택을 대량으로 지어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임대주택 위주의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을 보면 앞으로 5년간 공공주택 38만가구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민간주택 7만가구를 공급하는데, 공적임대주택이 25만가구에 달할 정도로 임대주택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4.73%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4.69%)을 웃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과열 현상을 8·2 대책의 ‘역풍’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청약 규제 등으로 주택 수요를 눌렀지만 ‘풍선효과’가 나타난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을 막는 공급 억제책을 쓰다 보니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며 집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수요자는 양질의 민간주택을 원하는데, 정부는 임대주택만 계속 공급하려다 보니 집값을 잡을 도리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수요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그나마 있던 공급마저 억제해 시장에 역효과가 났다는 얘기다.

    부동산114는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매수자와 더 오를 때까지 지켜보려는 매도자가 맞서면서 거래는 쉽지 않지만, 매도·매수 양측 모두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서 지금과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을이 사철 수요까지 더해지면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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