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증권사 보고서의 형태를 갖춰 가상화폐 시장을 분석한 문서가 처음 발행됐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16일 ‘암호화폐에는 내재가치가 있다’는 제목의 26장 짜리 보고서를 내고 리서치센터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공태인 코인원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에는 5조6000억달러(약 6300조원) 규모의 내재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 센터장은 도이체방크에서 리서치센터 실장(이사)을 지낸 인물로, 지난 5월 코인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 센터장은 “비트코인을 주축으로 하는 지급결제형 토큰의 잠재 시장은 0에서 5조3520달러까지 다양하다”면서 “가장 보수적인 관점(가치가 0이라고 가정하는)은 지급결제형 암호화폐가 내외부적 충격으로 신뢰를 잃어 모든 가치를 반납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급결제형 암호화폐가 불완전한 법정 화폐 시스템을 운용하는 국가에서 차선으로 선택될 경우엔 내재 가치가 5조352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모잠비크, 우크라이나 등 법정 화폐가 화폐의 4대 요소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국가들에서 가상화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꼽았다.
여기에 이더리움이 주도하는 소비형 토큰 시장의 경우 잠재성을 0에서 302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했다. 공 센터장은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 블록체인은 기존의 기업 분석 방법론으로 내재 가치 평가를 시도할 수 있다”면서 “플랫폼 블록체인을 아주 큰 컴퓨터로 가정하고, 이 컴퓨터를 보유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예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향후에도 코인원 리서치센터는 가상화폐 시장에 관련한 보고서를 2주 간격으로 발행할 것”이라면서 “해당 가상화폐의 기술적인 결함이나 취약점, 장점을 분석하는 기술분석팀과 시장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시장분석팀에서 5명의 인력이 분석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