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0일 ‘보링 컴퍼니’가 건설한 ‘도심 하이퍼루프용’ 터널이 완공됐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교통 체증은 영혼을 갉아 먹는다’며 도심 지하를 관통하는 ‘하이퍼루프’ 건설을 제안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 X·솔라시티 CEO가 최근 완공된 터널과 터널 속을 달리는 동영상을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머스크 CEO는 5월10일 “로스앤젤레스 지하의 첫 터널이 거의 완공 상태다. 조만간 일반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일반인들에게 무료 탑승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새 시스템은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우선할 것이며 비용은 버스 티켓 보다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12월 “교통 체증 때문에 돌아 버리겠다. 터널 파는 기계를 만들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고 ‘뜬금없는’ 트윗을 날린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작년 6월 대도시의 교통 체증을 날려버릴 ‘보링 프로젝트’의 첫 터널 구간 공사를 끝냈다고 밝혔다.

◆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가 우선”

머스크 CEO가 2016년 설립한 터널 굴착회사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는 스페이스X 본사가 있는 호손시에서 405번 고속도로를 따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을 잇는 지하 를 시속 240km로 달리는 하이퍼루프 열차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보링 컴퍼니는 지난 12월 롱비치 공항, 다저스 스타디움, 셔먼 오크, 산타 모니카 등 로스앤젤레스 전체를 잇는 고속 하이퍼루프 네트워크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2017년 4월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상습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 터널 안 '진공 튜브' 속을 질주하는 '초고속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기발하지만 황당한 아이디어' 정도로 받아들여 졌지만 보링 컴퍼니가 터널 굴착 작업을 시작, 2017년 6월 처음으로 뚫은 터널 현장을 공개하자 시선이 달라졌다.

보링 컴퍼티는 2017년 8월 호손시 전역에 길이 3.2㎞의 시험용 터널을 짓기 위한 시 허가를 받았다.

보링 컴퍼니는 또 현재 일리노이주 시카고 시내와 오헤어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하이퍼루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 DC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잇고 뉴욕까지 연결될 예정인 하이퍼루프 제작도 준비 중이다. 2017년 10월 메릴랜드주 교통국이 볼티모어와 워싱턴 DC를 잇는 터널 건설 공사에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

‘보링 컴퍼니’의 터널 굴착 기계 ‘고도'의 모습. 무게가 1200톤이나 된다.

◆ 개인 자금 1억 달러 추가 투입 ··· “모자, 화염 방사기 이어 벽돌 판매”

보링 컴퍼니는 올 해 3월 투자금 1억1250만달러를 받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은 보링 컴퍼니가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 “머스크 CEO가 1억달러 이상 투자했고 스티브 데이비스 스페이스X 수석 엔지니어, 자레드 버첼 ‘뉴럴링크’ 대표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 CEO가 설립한 인공지능 회사다

머스크 CEO는 또 보링 컴퍼니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작년 11월 20달러짜리 야구 모자 5만개를 팔았다. 올해 1월에는 소총 처럼 생긴 500달러짜리 화염방사기 2만개를 팔아 1000만달러를 모금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터널 굴착 과정에서 나온 흙으로 저가 주택용 벽돌을 만들겠다"며 새로운 이벤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제안 초기 “기술적 문제 보다 허가 받기가 더 어렵다"고 토로한 것이 감안하면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서 “선출직 관료들과 규제 당담 공무원들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머스크 CEO가 공개한 ‘도시 루프 시스템’ 영상. 보행자 위주의 대중 교통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진화하는 ‘지하 하이퍼 루프‘ 프로젝트

처음 ‘혁신적인 아이디어’ 형태로 출발한 지하 하이퍼루프 열차 프로젝트는 실제 터널 건설과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2017년 4월 지상을 달리던 자동차가 ‘전기 스케이트’로 명명된 평판 위에 올라간 뒤 지하로 이동하고 최대 시속 200㎞로 목적지까지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방식을 제안했다.

‘자동차의 고속 이동 수단’이란 기능이 강조됐지만 최근에는 ‘도심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 우선’으로 바뀌었다.

지난 4월 공개된 '도시형 루프 시스템' 소개 동영상은 보행자 최대 16명이 탑승 가능한 공동 탑승 차량을 이용, 고속으로 이동하는 동영상을 강조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도시 루프 시스템은 지하철처럼 큰 역이 조금 있는 게 아니라 자동차 한 대 주차 공간 크기의 작은 역 1000개를 갖출 것”이라고 밝혀 지하철이나 버스를 대체하는 대중 교통 수단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더는 고도(Godot·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주인공)를 기다리지 않겠다”며 무게 1200톤, 길이 120m짜리 굴착 기계 이름을 ‘고도’라 짓고 ‘지루함에서 벗어나겠다"며 회사 이름을 ‘보링 컴퍼니’라 명명한 머스크 CEO의 야심적인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시간이 멀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