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해 자원으로 활용하던 중국이 경제 수준이 나아지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수입 중단 조치를 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재활용쓰레기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수거업체들이 처리비용에 비해 가격이 특히 싼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의 수거를 거부하며 생긴 일이다.
중국의 사전 예고로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인데,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부처들이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사태 이후에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 수거업체에 압력 아닌 압력을 가하며 수거를 요청했으니 해결될 것이라는 미봉책만 내놓았다. 그러다 총리로부터 “실행력 없는 정책은 수필에 불과하다”는 질책까지 받았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는 우리 만의 쓰레기가 아니다. 잘 알려진 대로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에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형성돼 있다. 그 크기가 한반도의 15배에 이른다고 한다.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쿠릴해류를 따라 밀려 온 게 3분의 1씩이고 기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 온 것이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 플라스틱은 해류와 태양열 등에 의해 분해돼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 변형된 뒤 바다생물의 체내로 침투되고 있다. 마이크로 플라스틱과 함께 제조 과정에서 투입된 각종 화학 첨가물질까지 수산자원을 통해 우리 몸에 침투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과 페트병 천국인 일본의 해양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세계 평균의 27배라고 하는 일본 환경성의 발표는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패류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였다고 한다.
비닐과 플라스틱은 단순히 수거의 문제가 아니다.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인류에게 대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버려도 태워도 문제다. 전세계적으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포함된 화장품, 세안제의 생산 판매를 금지하는 것과 같이 단호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1억6000만 톤에 이르는 전세계 바다에 떠있는 플라스틱을 치우는 여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야 한다. 우리도 원인 제공자일 뿐 아니라 바다는 우리의 중요한 먹거리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과대포장을 제한하고 대체품의 사용을 유도하고 개발에 투자하여야 한다. 세탁소와 유통의 비닐은 종이로, 가격이 비싸더라도 생분해 플라스틱의 사용을 의무화해야 하고, 스티로폼은 유해성이 없는 골판지 등을 성형해 사용토록 해야 한다.
미국의 한 맥주회사는 맥주캔 6개를 묶는 식스팩링을 맥주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보리와 밀 잔여물에서 개발해 사용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그런 노력을 하는 회사 제품을 채택하여야 한다.
늘어나는 쓰레기 양을 그대로 놔둔 채 쓰레기를 수거하는 과정에 행정과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생산 유통 단계에 대한 조사와 연구 및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투자하여야 한다.
공기와 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와 환경운동은 근본을 돌아봐야 한다. 미세먼지에 이어 미세 플라스틱까지 기승을 부리며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다 현재의 영유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오히려 평균 수명이 줄어드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