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영업노조의 반대 때문에 홈쇼핑 업계의 자동차 판매업 진출이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습니다. 범현대가(家)인 현대홈쇼핑은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경쟁 업체들의 진출을 고려해 홈쇼핑 자동차 판매를 검토는 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홈쇼핑의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가 지난달 '홈쇼핑 업체는 손해보험 판매와 자동차 판매를 겸할 수 없다'는 규제를 없애면서 가능해졌습니다.
규제는 없어졌지만 정작 홈쇼핑 업체 누구 하나 시원하게 자동차 판매 방송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여러 자동차 회사와 홈쇼핑 판매를 논의 중이지만,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가는 노조 매도 먼저 맞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과 '눈치 싸움' 중"이라고 했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영업 노조)는 지난달 22일 회의를 열고 'TV홈쇼핑 국산차 판매 저지 투쟁 방안'을 세웠습니다. 국무조정실과 금융위원회에 항의 서한도 보내고, 상황에 따라서는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는 내용입니다.
홈쇼핑 업체들은 "자동차 판매는 정말 탐나는 아이템"이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렌터카 업체의 차량 장기 렌트 방송이나, 캐피털사의 차량 리스 광고 방송을 해주는 간접 방식으로만 1시간당 5000만~2억원의 전파 임대료를 받고 자동차를 팔았습니다. 그러나 만일 홈쇼핑에서 직접 팔면 판매 대금의 30%를 수수료로 챙길 수 있습니다. 가령 3000만원짜리 자동차 100대를 직접 팔면 판매 수수료가 9억원 정도입니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자동차 측은 "노조와의 협의 없이 홈쇼핑 판매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홈쇼핑이라는 새로운 판매 경로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장기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캐시백을 해주면 매장 가격보다 최대 200만~300만원 싸게 팔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자동차 영업 노조의 엄포와 홈쇼핑 업체들의 눈치 보기에, 소비자들만 싼값에 자동차를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