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신입 직원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들이 올해 채용절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채용이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은행권 취업 준비생들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주요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 여부와 채용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할지에 대해 계획을 잡지 못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상반기(250명)와 하반기(550명)에 나눠 800여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지난해부터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의 경우도 상반기 채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 공채로 43명을 채용했던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VIP고객 자녀들을 특별 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 은행장과 인사담당 임원 등 채용담당자들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은 2015~2017년 KEB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절차에서 비위행위를 발견했고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친구 아들을 봐줬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불명예 퇴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채용은 물론 하반기 채용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채용 규모와 시기, 절차를 정해야 하는 관련 부서 인력들이 모두 조사대상이 됐기 때문에 신규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가 특혜채용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KB국민은행도 올해 상반기 신입직원 채용 계획을 접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고 하반기에도 미정인 상태”라고 했다.
윤 회장의 종손녀를 포함한 3명의 KB국민은행 직원은 지난 2015년 채용과정에서 청탁으로 인한 특혜를 받아 입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은행 취업을 준비해온 대학생 방모(26)씨는 “상반기 채용 공고가 나지 않아 맥이 빠졌다”며 “은행들이 채용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가 채용비리 때문이라는데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불공정하게 일부의 편의를 봐주다가 모두의 기회를 앗아간다는 것 자체가 참 억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