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에 국내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실적 개선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의 수혜를 입는 업종이 반도체에서 해운, 화학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도 실적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무역 전쟁 우려, 금리 인상 속도 변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지금은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종목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적 시즌에는, 순이익 전망 오른 기업 주목해야
21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상장사 302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1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36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 증권사들이 내놓는 기업 실적 전망치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4월에는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업종과 기업에 투자할 때 수익률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순이익 전망치 상승률 상위 20% 기업의 월별 수익률을 살펴봤더니, 매년 4월에는 벤치마크인 KOSPI200보다 평균 1.5%포인트 높은 초과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1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많이 오른 업종은 반도체, 증권, 미디어, 상사·자본재, IT 가전 등이다. IT 하드웨어는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전망치가 460억원에서 2170억원으로, 미디어는 1010억원에서 163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조선, 디스플레이, 자동차, 에너지 업종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반도체주 전망 올해도 '맑음'
반도체주는 올해 초 '고점을 찍었다'는 논란이 나오면서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올해 이익 증가 속도는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정작 1분기가 지나자, 반도체 업황이 올해도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유명간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 실적 전망 증가율(3.4%)에 반도체 업종의 기여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품·소재·장비주 실적도 덩달아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소재주인 솔브레인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7% 상승할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솔브레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인산계열 부식액을 독점 공급하고 있어 성장세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학·해운도 재조명받나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물동량이 늘면서 그간 부진했던 해운 업종도 재조명받고 있다. 1분기 대한해운과 팬오션의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8.3%, 33.9% 늘어날 전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따라 해운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봄 시즌에 운임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학업종도 경기회복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롯데정밀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2.9% 증가한 426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었던 호텔, 화장품주도 실적 회복으로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24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3168억원)보단 낮지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769억원)보다는 큰 폭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핵심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 3분기 이후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고, 해외 면세점을 통한 매출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112.9%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