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사물인터넷(IoT)·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3차원 곡면 형상을 가진 선박 앞·뒷 부분 외판을 자동 성형하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을 1년여간 투입해 검증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작업자가 화염가열을 통해 수작업으로 했던 곡 성형 작업을 6축 다관절 로봇이 수행하면서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성을 3배 이상 높여 품질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 조선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선박 건조에 활용하는 ‘자동 곡 성형 로봇시스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이 조선소에 투입돼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수중 선체청소, 전선 포설, 용접 등 사람이 하기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어 안전사고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 로봇이 사람 대신 수중 선체청소

삼성중공업(010140)은 2014년 물에 잠기는 선박의 선체 하부를 청소할 수 있는 수중 선체청소 로봇을 개발해 사용중이다.

LNG(액화천연가스)선은 최종 인도까지 7~8개월이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선체에 유기물이 달라붙는다. 수중 선체청소 로봇은 선박이 정박한 상태에서 유기물을 제거할 수 있어 리도킹(선박을 도크에 다시 거치하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LNG선 1척이 리도킹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주일인데, 이 기간을 다른 선박 건조에 활용하면서 원가절감이 가능해졌다. 수중 선체청소 로봇은 센서를 통해 일정한 깊이와 방향을 유지하며, 외판 부착물과 같은 장애물도 피한다.

◇ 자동으로 선체 내부 전선 설치

대우조선해양은 선박과 해양플랜트에 들어가는 전선을 자동으로 설치하는 ‘전선 포설 로봇’을 2014년 개발했다. 현재 218대를 활용중이다.

전선 포설 로봇은 굵은 전선을 설치하는 태선(외경 40mm 이상 굵은 케이블)용 로봇과 세선(외경 40mm 미만 가는 케이블)용 로봇으로 나뉜다. 선체 내부의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작업 특성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업자가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로봇은 수평·수직·곡선 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편의성이 향상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용접로봇 ‘캐디(Caddy)’.

대우조선해양은 쇄빙 LNG운반선의 고난도 선체용접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소형 용접로봇도 2015년 개발했다. 8대가 실제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데, 사람을 돕는다는 의미로 캐디(Caddy)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용접로봇 투입으로 생산성이 기존 대비 35% 이상 높아졌다.

쇄빙 LNG운반선은 두꺼운 얼음을 깨면서 항해해 높은 강도가 필요하다. 선체 내부에 보강재가 촘촘히 설치되는데 협소한 공간 때문에 용접사도 어려워 했던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고 있다.

◇ 로봇 용접, 6배 빠르고 리모컨으로 조작

현대중공업은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등 해양설비에 사용되는 특수 파이프 용접을 위해 ‘핫와이어 티그로봇 용접기법’을 2014년에 개발해 적용중이다.

티그용접은 와이어 형태의 용접봉을 고온으로 가열해 많은 금속을 녹이면서 용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업 중 용접봉 교체와 작업자 휴식시간이 없어도 되기에 수동용접보다 작업속도가 6배가량 빠르다.

현대중공업은 자체 제작한 6축 용접로봇을 사용해 용접기와 파이프간 정렬이 간편하고 리모컨 조작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이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아직까지 사람의 손이 필요한 작업이 많다”면서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위험부담이 큰 일부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