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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사기에는..." 스마트폰 중고폰 시장 꿈틀

  • 심민관 기자
  • 입력 : 2018.03.14 06:00

    요즘 스마트폰 신제품 출고가가 100만원이 우습다. 이 때문에 가성비 좋은 중고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작년 9월부터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이 25%로 상향된 데다, 조만간 시세가 공시될 예정이라 중고폰 인기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중고폰 시장 활성화가 달갑지만은 않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 시장 성장이 정체됐는데, 중고폰 구매자가 늘어난 다는 것은 그만큼 프리미엄급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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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 요금할인에 중고폰 인기 상승…중고폰 시세 공시까지 ‘겹호재’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9+(64GB)’의 출고가는 105만6000원이다. LG전자의 신제품 ‘V30S 싱큐’가 109만7800원이고, 애플의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64GB)’도 136만7000원이다.

    이동통신 유통점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디자인이나 기능은 별반 차이가 없는데 신제품 가격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며 “제품을 사러 왔다가 비싼 가격에 놀라 1년 전 모델인 구형 프리미엄폰이나 중고폰을 사겠다며 돌아가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선택약정 요금할인 제도도 중고폰 인기 상승에 원동력이 됐다. 선택약정 요금할인 제도는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별도의 요금할인을 제공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중고폰을 사는 것보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고 새제품을 사는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초기에는 10%대였던 요금할인율이 작년 9월 25%까지 인상되면서 중고폰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알뜰폰 업체들의 ‘공짜폰’ 전략도 중고폰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대표적인 알뜰폰 업체가 CJ헬로와 SK텔링크다. 이들 업체는 중고 구형 프리미엄폰에 많은 공시지원금을 제공해 공짜폰 마케팅을 펼쳤다.

    두 회사는 작년 7월부터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갤럭시노트5의 중고폰을 거의 공짜폰으로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CJ헬로의 경우 갤럭시S7(32GB) 중고폰의 출고가는 38만5000원이지만 공시지원금을 최대 36만원 제공한다. 갤럭시S7 중고폰의 실제 가격은 2만5000원이 되는 셈이다. 중고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을 통해 판매된 공짜 중고폰 전략이 꽤 효과가 있었다”면서 “큰 인기를 끌어 중고폰 물량 공급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SK텔링크가 갤럭시S7 중고폰을 7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 / SK텔링크 제공
    SK텔링크가 갤럭시S7 중고폰을 7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 / SK텔링크 제공
    여기다 오는 6월 ‘중고폰 가격 공시제도’가 시행되면 중고폰 시장이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중고폰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업자 모임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통해 중고폰 시세를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제도를 준비 중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널뛰기식이던 중고폰 가격이 안정화되고 소비자의 단말기 구매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중고폰 거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 국내 중고폰 시장 확대에 ‘변수’로 등장한 삼성 ‘10만원 더 특별 보상 프로그램’

    중고폰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005930)가 내놓은 ‘갤럭시S9’ 특별 보상 프로그램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이 국내 중고폰 시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과 갤럭시S9+ 구매자를 대상으로 9일부터 ‘특별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 보상 프로그램은 갤럭시S9이나 갤럭시S9플러스를 구매하는 고객이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를 반납하면 중고 시세보다 최대 10만원을 추가로 보상해주기 때문에 파격적인 이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별 보상 모델에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폰6와 아이폰7이 포함돼 있다. LG전자 단말은 제외됐다.

    삼성전자의 특별 보상 프로그램은 외국계 중고폰 매입 제휴업체인 ‘올리바’가 함께 진행한다. 이 회사의 중고폰 시세를 기준으로 10만원 더 얹은 가격에 갤럭시S9 구매자가 사용한 중고폰을 매입한 뒤, 중고폰을 처리하는 구조다. 올리바는 국내에서 매입한 중고폰 상당수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중고폰 보상정책을 두고 일부 국내 중고폰 업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내에 유입되는 중고폰 물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중고폰 시장이 위축될 수 있고, 물량 감소로 인한 중고폰 시세 상승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고폰 업체 한 관계자는 “삼성이 특별 보상하겠다고 약속한 모델을 보면 모든 모델이 프리미엄폰이었다”면서 “갤럭시7과 갤럭시S8 사용자들의 중고폰을 대량 회수해서 외국으로 보내면 정작 국내에 유통되는 프리미엄 중고폰 수량이 줄어들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없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고폰 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 신제품과 구형 프리미엄 중고폰의 가격차가 40만~50만원 가량 나지만 기능은 별반 차이가 없어 중고폰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삼성의 보상 정책으로 국내 중고폰 시세가 올라가 중고폰과 신제품의 가격차이가 30만원 이내로 좁혀질 경우 중고폰 인기는 사그라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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