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서 빠져나온 돈… P2P 금융 몰려

조선일보
  • 김지섭 기자
    입력 2018.03.06 03:00 | 수정 2018.03.06 10:08

    평균 年 10% 가까운 수익률… 은행 예·적금 금리의 3~4배
    투자 한도 2000만원으로 늘자 작년 12월 이후 투자액 급증

    업체 많아지며 연체율 증가세… 원금 보장 안되고 높은 세금 단점

    5년 차 직장인 오모(31)씨는 지난해 P2P(개인 간 거래)업체가 판매한 대출 채권에 250만원을 투자했다. 경기도 성남의 복합 문화시설 개발사업의 수익원을 담보로 하는 ABL(부동산 자산유동화 대출) 상품이었다. 연 12%의 수익률에 만족한 오씨는 이후 수차례에 걸쳐 1400만원을 추가로 P2P 상품에 투자했다. 지난해 5월~올해 2월 사이 1650만원을 투자해 번 돈은 63만원(연 수익률 13.6%)이다. 오씨는 "웬만한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아서 매달 월급의 10% 정도는 꾸준히 P2P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간 월별 P2P 대출액 외
    최근 P2P에 대한 정부 규제가 완화되면서 일반인들의 투자처로 P2P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래 P2P 대출에 대한 개인의 연간 투자 한도는 업체당 1000만원이었는데 지난달 27일부터 2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어니스트펀드 서상훈 대표는 "고객 중 한도에 묶여 추가 투자를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기대한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투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열풍으로 주춤했던 P2P, 다시 각광

    가상화폐 투자 열풍으로 인기가 한풀 꺾였던 P2P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급등한 가상화폐 가격이 올 들어 각국의 규제 움직임으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다시금 P2P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5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983억원, 794억원까지 떨어졌던 P2P 대출액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각각 1519억원, 1332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P2P 투자액이 급감했던 시기(10~11월)는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세종대 김대종 교수는 "P2P와 가상화폐 투자자 중에는 20~30대가 많아 겹치는 고객 비중이 높다"며 "가상화폐가 짧은 기간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P2P가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P2P 대출 연체율
    2015년 상반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P2P는 출범 3년 만에 누적 대출액 2조원을 돌파했다. 인기 비결은 은행권이 주는 이자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데 있었다. P2P 투자 상품마다 차이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연 10%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는 은행 예·적금 금리의 3~4배 수준이다. 금리가 비교적 높은 저축은행 등의 2금융권 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P2P 투자를 시작한 프리랜서 작가 이모(42)씨는 "1년도 안 돼서 연 수익률 13%를 달성했다"며 "요즘에는 돈을 벌 때마다 일정 부분은 꼭 P2P 상품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연체율과 세금은 유의해야

    P2P 투자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황금알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지만, 투자 시 유의해야 할 부분도 많다. 특히 P2P 대출의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계 연체율(30일 이상~90일 미만 대출금 상환이 지연된 비율)은 3.95%로, 전년 말(0.42%)의 9배가 넘는다. P2P금융협회 김준태 사무국장은 "2016~2017년 사이 등록 업체가 34곳에서 64곳으로 늘어난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규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검증되지 않은 대출이 일부 있었지만, 대형사들의 연체율은 여전히 1% 미만으로 매우 낮다"고 말했다. P2P는 일반 예·적금 상품과 달리 원금 보장이 안 되는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대출금 미상환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아야 한다. P2P 투자 수익에 부과하는 세금(27.5%)이 높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예·적금 이자소득세율(15.4%)보다 훨씬 높아서 P2P 업체들이 내세우는 기대 수익률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P2P 투자를 할 때는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고, P2P 업체의 평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과도한 경품·이벤트를 경계해야 하고 업체가 고객 예치금을 업체 자산과 분리·보관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P2P(Peer to Peer·개인 대 개인) 금융

    ong>돈이 필요한 사람(대출자)과 여윳돈을 굴리려는 사람(투자자)을 연결해 주는 금융 상품. 인터넷·모바일로 받은 대출 신청을 여러 개의 투자 상품(대출 펀드)으로 만들면, 투자자들이 골라서 투자한다. 돈 필요한 사람은 십시일반(十匙一飯)식으로 투자받는 형식이다. P2P 대출 업체는 대출자로부터 매달 원금과 이자를 받아 투자자에게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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