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 1·2위인 삼성전자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하고 화질 개선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앞세워 올해 TV 시장 공략에 나선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TV 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꼽고 가격 인하 등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는 5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서초R&D(연구·개발) 캠퍼스에서 '2018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올레드(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 모델 10가지 등 모두 40종의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권봉석 LG전자 TV사업본부장(사장)은 "올해 LG전자의 국내 TV 매출에서 OLED TV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2018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공지능 기능을 장착한 올레드(OLED) TV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7일 미국 뉴욕에서 2018년형 QLED(양자점 발광 다이오드) TV 글로벌 출시 행사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국내 출시 행사도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화질 개선, 음성비서 기능…

LG전자는 독자 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한 'LG 올레드 TV AI 씽큐'를 올해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TV의 각종 기능은 물론 TV와 연결된 다른 가전제품까지 음성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몇 시에 TV 꺼줘", "채널 돌려줘" "게임기에 연결하고 게임 실행해줘" 등의 음성 명령을 TV가 알아듣고 수행한다. 또 "인터넷에 접속해 요가 강좌 찾아줘" "유튜브에서 걸그룹 공연 영상 찾아줘" 같은 명령도 실행하는 음성인식 비서 역할도 한다. 권봉석 사장은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하겠다"면서 "TV를 보다가 음성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 올레드 TV 신제품에 화질 개선 전용 인공지능 반도체인 '알파9'을 장착했다. 알파9은 영상을 분석해 영상이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해주고, 뭉개진 부분도 실시간으로 보정해준다. 알파9에 수백만 건 이상의 동영상을 사전에 학습시켜 스스로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으로 QLED TV 라인업을 대거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65인치 이상의 대형 라인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QLED TV 신제품 전 모델에는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비서인 '빅스비'를 탑재해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와 연동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 출시할 초대형 QLED TV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콘텐츠 변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저화질 영상을 초고화질 영상으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고화질 콘텐츠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대중화 나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올해 중소형 TV 비중을 낮추고 프리미엄 TV 시장에 올인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75인치 이상 TV 출하량은 지난해 119만2000대에서 올해 169만6000대로 42.3% 증가한 뒤 내년 227만4000대, 2020년 338만8000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품 성능 강화와 함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지난해에 비해 가격을 20~30%가량 낮췄다. 최고급 모델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77인치의 경우 지난해 3300만원에서 올해 2400만원으로 가격이 낮아졌고 올레드 TV 65인치 모델은 500만원에서 370만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도 QLED TV 가격을 지난해보다 대폭 낮추기로 하고 세부적인 출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TV의 대중화는 결국 가격에 달려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러시아월드컵,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같은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TV 업체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OLED 패널을 장착한 TV. LCD TV와 달리 화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기 때문에 TV를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 수 있다.

☞QLED(양자점 발광 다이오드) TV

스스로 빛을 내는 무기물질인 퀀텀닷(양자점)을 사용한 TV. 현재의 QLED TV는 퀀텀닷으로 만든 필름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 넣어 화질을 개선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