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과 농업을 결합해 생산성은 높이고 노동력은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농촌 인력 부족과 빠른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필연적이다. 농협중앙회는 이 같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농산물 산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스마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강소농(强小農)과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농협 인프라 활용한 다양한 농산품 판로 지원
농협은 정보통신 기술과 농업이 융합하는 흐름에 맞춰 농업·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2016년 7월 문을 연 미래농업지원센터를 통해 스마트팜(Smart Farm) 확산에 힘쓰고 있으며, 농업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적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농장이다. 예를 들면 재배 시설의 온도와 습도를 센서로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환풍기·냉난방기 등 기기를 자동으로 가동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갖춘 농장을 일컫는다.
또 농협이 갖고 있는 금융 점포, 유통 사업장, 가공 공장, 온라인 쇼핑몰 등을 활용해 농업 경영체의 사업 모델 구축,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농산물 산지와 소비자를 연결해 도시의 고객은 신선한 농산물을 믿고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농민들은 유통 단계를 줄여 소득을 높이게 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농협은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총 농업 경영체 200여곳의 제품 500여개, 68억6000만원어치의 판로를 지원했다. 예컨대 경기 안성의 떡 판매 회사 '호랑이가 살던 마을'은 농협 하나로마트 입점을 통해 매출이 월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급증했다.
농협이 제공하는 창업·경영·유통·금융 컨설팅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컨설팅은 농업 분야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 1월까지 총 537건의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고 있다. 예를 들어 전북 군산의 새싹농원은 울외 장아찌를 아파트 단지 등에서 팔아 월 매출 100만원 정도를 올렸는데, 컨설팅을 받은 뒤 가공 공장 시설을 보완하고 스토리 중심의 포장 디자인을 개발해 다양한 판매처를 확보했다. 이 농원의 월 매출액은 1800만원으로 무려 18배 뛰었고, 직원을 4명 더 고용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북파주농협의 밀보리작목반은 브랜드 컨설팅을 통해 지난해 말 '잘살아 보리'라는 보리쌀 브랜드를 하나로마트 등에 론칭했다. 관내 조합원이 생산한 보리 전량이 팔려 조합원의 소득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농협은 올해도 종합 컨설팅을 400건 넘게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품 포장 디자인 개선, 가공 시설 설계, 식품 안전성 평가 등 내실 있고 차별화된 전문 컨설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농업 이끌 청년 농업인 육성
농협은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장학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젊은이들이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정주(定住)할 수 있도록 지원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취지다. 또 농업의 미래를 이끌 핵심 인재를 키우기 위해 현장 체험형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농협은 고교·대학 졸업 후 농촌에 정착할 청년을 지원하는 '미래 농촌 정주 농고·농대 장학생'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는 기존에 선발된 장학생을 포함해 농고생 300명, 농대생 100명, 농업인 대학생 자녀 950명 등 총 1350명에게 학업장려금 500만원씩을 지원(중복·초과 수혜 가능)할 계획이다.
미래 농업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현장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도 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 농업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스마트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청년을 위한 스마트팜 교육 프로그램'은 전공에 관계없이 창업농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작년에는 30명이 선발됐다. 농업 창업을 위해 필요한 농업과 농촌 현장에 대한 이해, 창업 설계, 영농 기초와 지원 정책 활용 방법 등을 가르친다. 작목별 우수 농업인과 청년농을 매칭해 실습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령 농업인도 쉽게 이용하는 '콕송금'
한편 농협상호금융은 농촌과 도시의 모든 세대가 핀테크 등 새로운 기술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음성 인식 송금 서비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앱 'NH콕뱅크'는 특히 만족도가 높다. '콕송금' 서비스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고객뿐 아니라 고령의 농업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월 송금 건수가 500만건에 달한다.
농협상호금융은 또 농업인들이 농·축협과 소통하고 영농 관련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인 '콕팜' 서비스를 지난 13일 시작했다. 조합원이 콕팜 서비스에 접속하면 출자·배당금이나 농작물 시세 등을 조회할 수 있고, 인공지능 챗봇이 영농기술 정보와 농업 관련 날씨·생활 정보를 제공한다. 농협상호금융은 앞으로 농식품 직거래 기능을 도입하는 등 콕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