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앞세워 AI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카카오 미니는 지난달까지 10만대가 팔렸다. 카카오미니는 음성 검색, 음악 듣기뿐 아니라 택시 부르기, 교통 안내, 배달 음식 주문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이르면 내년 카메라를 탑재한 카카오미니도 내놓을 전망이다. 이용자의 운동량, 맥박 등을 점검해 올바른 운동 자세를 알려주는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카카오 AI 기술의 핵심은 자체 엔진인 '카카오 I(아이)'다. 카카오아이에는 음성 인식과 합성, 사물 인식, 챗봇, 기계 학습(머신러닝), 번역, 추천 기능 등 다양한 AI 기술이 집약돼 있다.
올 7~8월에는 번역 기술을 개선해 높임말과 구어체도 구사할 수 있는 번역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 AI 엔진을 이용자 수 42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 카카오맵, 카카오T(옛 카카오택시), 카카오버스 등 자사의 수많은 서비스에 적용해 거대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뿐 아니라 여러 업체와 손잡고 AI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음성 인식 내비게이션), 삼성전자(스마트 가전), 포스코·GS건설(스마트 홈), 롯데정보통신(음성 주문) 등과 손을 잡고 카카오의 AI를 이식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에 카카오아이 엔진의 무료 버전인 카카오아이 오픈빌더를 공개할 예정이다.
누구나 이 엔진을 활용해 카카오톡 챗봇(인공지능 채팅)이나 카카오미니 음성 대화, 이미지 인식 기능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AI 사업과 기술 개발은 김병학 부사장이 총괄하는 AI 부문과 지난해 2월 설립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서 각각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사업 분야는 본사 AI 부문이 주로 맡고 카카오브레인은 머신러닝 방법론, 의료 진단, 음성 합성 등 원천 기술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브레인 설립 당시 2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올해도 2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카카오는 산학 협력과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대, 카이스트, 아산병원 등 학계 전문가 50여명으로 구성된 딥러닝(심층 학습) 연구 그룹인 '초지능 연구센터'와 산학 협력을 맺고 강화 학습, 신경망 학습 등 인공지능 원천 기술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AI 스타트업(초기 창업 기업) 6곳에 투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AI 창업 기업을 찾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