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미국 스타트업 회사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해외송금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테스트를 담당한 실무 부서인 디지털전략부가 해당 기술을 실무에 도입하는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만큼 빠르면 올해 안에 리플 솔루션을 활용한 해외 송금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략부는 지난 1월 말까지 1차 테스트를 마친 뒤 이달 중순까지 2차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무 도입 업무는 외환 관련 부서와 IT 관련 부서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1일 SBI그룹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송금 테스트에 참여한 일본 은행은 60여 곳이다. 이 중 우리은행이 참여한 해외송금 테스트에 참가한 일본 은행은 총 37곳이다. 리플망은 일본에 잘 깔려있어 일본 은행들의 테스트 참여도가 높았다. 비(非) 일본 은행으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참가했다.
우리은행 외에도 일본 시중은행 2~3곳과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해당 기술을 실무에 도입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테스트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일본 쪽에서도 상용화할 은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가뱅크 2~3곳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 복수의 은행이 실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리플 솔루션을 활용해 국내 은행이 일본 은행으로 송금하면 실시간으로 이체가 이뤄진다. 가령 한국에 있는 A은행이 일본에 있는 B은행의 고객에게 1만엔을 송금한다고 알리고 B은행이 해당 고객이 B은행 고객인지를 확인하면 바로 송금이 이뤄진다. 기존 스위프트(SWIFT)망을 사용할 때는 송금은행과 수취은행 사이에 중개은행이 있어 송금에 평균 2~3일 정도가 걸렸다.
리플 솔루션을 이용한 해외 송금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당장 현재 사용 중인 스위프트망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 뻗어있는 스위프트망에 비해 리플망이 깔린 지역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송금 방식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송금 수수료 등은 협의해야 할 문제지만 기존 해외송금보다 훨씬 빠르고 수수료도 저렴한 송금 방법이 생기는 것”이라며 “스위프트망과 리플 솔루션 외에도 머니그램과 유니온페이 등 다양한 송금 방법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고객이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해외 송금 방법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