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해진 뉴욕 증시 급락의 충격이 예상대로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인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5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지수도 3%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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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9시 4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61%( 40.77포인트) 하락한 2484.62를 기록하고 있다. 2거래일째 약세다. 지난달 29일 2600선 목전(종가 기준)까지 접근했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5거래일 만에 2500선을 내주며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 대비 3.04%(27.31포인트) 떨어진 872.16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900선이 붕괴된 코스닥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하며 880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4%(665.75포인트) 하락한 2만5520.96에 마감했다.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12%(59.85포인트), 1.96%(144.91포인트) 떨어졌다.

뉴욕 증시를 흔든 건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와 그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이었다. 미 노동부는 2018년 1월 비(非)농업 부문 고용이 20만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사 결과인 17만7000명을 크게 웃돈 것이다. 실업률은 4.1%로 4개월째 같았다.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또 1월 민간 부문의 시간당 임금은 2017년 12월보다 9센트(0.34%) 오른 26.74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0.2%)를 상회하는 수치다. 임금도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미국 기업들의 수주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고용지표 호조를 접한 시장 참여자들은 즉각 소비 증가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했다. 이를 증명하듯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852%까지 상승하며 4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채권 시장에서는 심리적 저지선을 2.7%로 보고 있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증시자금 이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5일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195억원, 548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이 각각 570억원, 325억원 순매수하며 대응하고 있다. 장 초반 순매도세를 보였던 개인도 645억원(유가증권시장), 304억원(코스닥시장) 순매수로 돌아섰다.

종목별로는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총 1·2위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2%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005380), POSCO, NAVER(0354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LG화학(051910)등도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셀트리온(068270)삼형제가 3%대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신라젠(215600), 바이로메드, 메디톡스(086900), 펄어비스, 로엔등 주요 종목들이 전거래일 대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업종별로는 증권과 전기전자가 2% 이상 하락세다. 기계, 의약품, 제조업 등도 부진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비금속, 유통, 오락문화, 제약, 통신장비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