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IT(정보 기술) 업계에 불붙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람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 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가 정보를 입력하는 순서대로 계산하는 것과는 달리, 한꺼번에 많은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를 말한다. 사람 뇌가 수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처럼 다양한 이미지나 음성을 동시에 분산 처리한다.

삼성전자는 4일 인공지능(AI) 연산 기능을 강화한 고성능 모바일 AP '엑시노스9(나인)'을 지난달부터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칩을 올 상반기 출시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9은 애플 아이폰X(텐)에 쓰인 3차원(3D) 얼굴 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3차원 얼굴 인식을 위해선 사용자의 얼굴을 3만 구역으로 나눠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또 엑시노스9은 얼굴, 홍채, 지문 등 보안 정보를 더 안전하게 관리하고, 딥러닝(deep learning·심층 학습)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미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한다.

삼성전자의 가세로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의 모바일용 인공지능 반도체 '기린970'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올해 2월 미국에서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10'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탑재한다. 미국 애플도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아이폰X에 신경망 처리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 칩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