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의 해’가 밝혔다. 2017년 식음료업계에선 ▲콜라보레이션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 ▲독특한 신제품 출시 등 다양한 이슈가 쏟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았던 만큼 새해엔 정부의 식품 안전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맞춰 업계에서도 유기농 친환경 제품 출시를 확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금 개의 해 ‘GOLDEN DOG’ 키워드를 활용해 트렌드를 살펴본다.
◆ ‘Great demand for HMR’: 가정간편식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
가정간편식 시장이 초고속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1년 1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6년만인 지난해 3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에도 가정간편식 제품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배달서비스 같은 타제품과 차별점을 강조한 브랜드 및 제품도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097950)의 비비고와 이마트의 피코크 등 신규 메뉴를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은 ‘Simply Cook’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밀키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주문을 받은 다음에 요리하는 방식으로 신선도를 높인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을 운영하고 있다. 잇츠온은 야쿠르트 아줌마가 집으로 직접 전달해 자취생 및 맞벌이 부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Organic food trend’: 먹거리 파동 많았던 2017년, 유기농 제품 관심 높아져
지난해에는 햄버거병, 살충제 검출 계란 등 먹거리 파동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안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유기농은 농약과 항생제, 인위적인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농법을 말한다. 과거에는 유기농 제품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고, 가격 부담도 컸다. 201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같은 품목의 유기농산물은 관행 농업으로 재배된 일반 작물보다 1.8배 비쌌다.
하지만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리면서 다소 비싸더라도 안전한 유기농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로 인해 관련 전문 매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점포 수 기준으로 업계 1위인 초록마을은 매장 수가 현재 480여개에 이른다. 2013년 331개에 불과하던 매장이 4년 사이 150개 가량 증가했다. 매출은 2013년 1380억원에서 지난해 2300억원으로 66% 늘었다. 조합비로 운영되는 아이쿱생협의 매장 수는 200개에 이른다. 연 매출은 5500억원에 육박한다.
식품업체들의 유기농 제품 출시도 늘고 있다. 매일유업의 ‘맘마밀 요미요미 유기농 쌀과자’는 갓 도정한 100% 유기농 쌀로 만든 유아 과자다. 전라도 곡성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유기농 쌀만 사용되며, 아기의 순한 입맛을 고려해 설탕이나 소금, 밀가루, 기름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코어는 토마토, 케일, 밀싹, 당근, 아로니아 등 8종의 ‘뉴트리코어 유기농 파우더’를 내놨다. 이 제품은 유기농 채소·과일을 동결 건조해 통째로 갈아 만든 분말형 상품이다. 합성 착향료나 합성 감미료 등을 배제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각종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수 있다.
◆ 'Low sugar, low sodium': 당, 나트륨 함량 낮춘 제품 눈길
건강식 열풍으로 설탕이나 나트륨 함량을 줄인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제품부터 간편식, 심지어 간장까지 저당, 저염 제품이 등장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의 유산균음료 브랜드 풀무원프로바이오틱의 '액티비아 프리미엄 프로바이오틱스'는 요거트 타입 건강기능식품으로 한 병(130mL)에 함유된 당이 3g에 불과하다.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 전문 온라인몰 차림의 ‘솔트컷’은 일반 식사보다 나트륨 함량을 20% 이상 줄이면서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5월 설탕 함량을 25% 줄여 깔끔한 맛을 강조한 ‘맥심 모카골드 라이트’를 출시했다. 11월에는 달지 않은 커피믹스를 마시고자 하는 소비자를 위해 설탕을 뺀 커피믹스 ‘모카골드 심플라떼’를 선보였다. 남양유업도 지난 10월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25% 줄인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내놨다
◆ ‘Dessert at convenience stores’: ‘대세’로 떠오른 편의점 디저트
디저트가 도시락에 이어 편의점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높은 접근성이라는 편의점의 장점과 전문점에 못지 않은 고급 디저트 출시로 디저트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CU는 2015년 12월 커피&디저트 자체브랜드 ‘카페 겟(Cafe GET)’을 선보인 이후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고급 디저트를 꾸준히 출시 중이다. CU가 판매하는 디저트 품목 수는 현재 푸딩, 에클레어 등 60여종에 달한다. 세븐일레븐은 특급호텔의 노하우를 반영한 ‘세븐카페 프리미엄 디저트’를 내놨다. GS25는 올해 초 프리미엄 디저트 ‘유어스치즈타르트’를 출시했다.
DOLE(돌)의 ‘후룻컵’은 과일의 과육을 100% 과즙 주스에 담은 제품으로 한 손에 들어오는 컵에 포크가 동봉돼 있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파인애플, 망고, 복숭아 3종이 나왔다. 지난해 6월 출시한 후룻컷 판매량은 2개월동안 무려 100만개에 달했다. 전체 판매량 중 편의점 비중이 60%를 넘었다.
◆ ‘Ethical consumerism’: 윤리적 소비의 확대
향상된 국민 소득을 배경으로 가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환경, 동물 보호 등 가치에 중점을 둔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윤리적 소비는 패션, 식음료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하림은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생산시스템’을 적용한 브랜드 ‘그리너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육계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안정된 수면 시간, 천연 식물성 사료 사용 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키운 것이 특징이다.
매일유업의 상하농원은 '동물복지 유정란' 정기배송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상하농원은 2016년 4월 문을 연 농어촌 테마공원으로 다양한 체험 활동은 물론 친환경 동물 생산 환경을 구축했다.
롯데슈퍼는 지난 2014년 6월 유통업계 최초로 지역 농가와 함께 동물복지 유정란을 출시했다. 일반 계란에 비해 30% 이상 비싸지만 품질이 더 뛰어나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 ‘Nutrition of Superfood’: ‘영양만점’ 슈퍼푸드,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
웰빙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슈퍼푸드를 활용한 건강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슈퍼푸드를 따로 구입해 밥이나 반찬 등에 넣어 섭취했다면 최근에는 음료, 과자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다양한 베리류와 퀴노아, 치아씨드 등 수많은 슈퍼푸드 중에서도 최근에는 ‘카카오닙스’가 현대인들을 위한 차세대 슈퍼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닙스는 카카오의 열매로 폴리페놀과 식이섬유, 카테킨 등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
일동후디스의 ‘후디스 카카오닙스차’는 카카오닙스를 두 번 로스팅한 후 우려내 카카오가 갖는 고유의 풍미는 높이고 몸에 좋은 폴리페놀을 최대한 살렸다. L-카르니틴을 넣은 0Kcal 음료로 칼로리 걱정 없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카카오닙스를 즐길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미국 타임지 선정 6대 슈퍼푸드로 선정된 ‘햄프씨드’를 활용한 피자 도우를 출시했다. 햄프씨드는 대마씨 겉껍질을 제거한 씨앗의 속살로 두부의 5배에 달하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적고, 신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들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매일유업(267980)은 5가지 이상의 슈퍼곡물을 함유한 곡물우유 ‘‘헤이! 미스터 브라운(Hey! Mr. Brown)’ 2종을 출시했다. ‘화이트빈 밀크’와 ‘블랙빈 밀크’ 2종 모두 퀴노아, 렌틸콩, 오트밀의 슈퍼곡물 3종이 함유됐다. 화이트빈 밀크는 화이트푸드의 대명사인 흰 강낭콩과 흰 병아리콩을, 블랙빈 밀크는 블랙푸드의 대명사인 검은콩과 검은깨를 넣었다. 이 제품은 섬유질과 영양이 풍부한 곡물을 1A등급 원유에 담아 매일 간편하게 곡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 ‘Dried food’: 말린 음식, 간편함을 무기로 건강 간식으로 각광
건조 과일, 육포 등 말린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보관을 오래 할 수 있고, 섭취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DOLE(돌)의 ‘돌 건과일’은 과일이 가진 본연의 맛과 향, 쫄깃한 식감까지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파우치 포장으로 휴대성도 갖춰 인기를 얻고 있다.
육포는 등산 등 운동시 에너지 보충용 간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조해표의 ‘365.24육포’, 아임닭의 ‘닭가슴살 육포’ 등이 대표적이다.
◆ Opinion on products: 소비자의 의견 반영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한 제품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식품회사들은 SNS의 댓글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실제 제품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제품 판매 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오리온(271560)은 ‘다이제’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면 좋겠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미니 사이즈로 모양을 변경한 ‘닥터유 다이제 미니’를 지난해 7월 선보였다. 다이제 미니는 지름 40mm의 크기로, 한입에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 입에 과자가 묻지 않고 부스러기가 잘 생기지 않는 점 때문에 2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40만 개를 돌파했다.
죠스떡볶이의 ‘죠스 어묵티’는 티백처럼 뜨거운 물에 담가 놓으면 국물을 우려낼 수 있는 제품이다. 죠스떡볶이는 가상으로 만들어진 어묵 국물 티백 이미지를 공식 페이스북에 공개한 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 달라는 소비자 반응을 반영해 죠스 어묵티를 선보이게 됐다.
◆ ‘Genuine ingredients’: 첨가물 아닌 ‘진짜’ 원재료를 담은 제품
최근 원재료를 100% 그대로 담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식음료 하나도 꼼꼼하게 보고 선택하는 ‘체크슈머’다. 이들은 인공향이나 각종 첨가물 대신 원재료만 담아 건강함을 살린 제품을 구매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식품의 ‘베지밀 무첨가 두유’는 합성 착향료 등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오직 ‘콩’의 두유액만 사용해 일반 두유 대비 1.5배 풍부한 콩이 함유된 100% 진짜 두유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 ‘석류진’은 자연 석류 그대로 착즙했다. 물 한방울 섞지 않은 석류즙으로 최고급 원료의 영양과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설탕, 착향료, 감미료, 착색료는 일절 들어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