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구글·IBM,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에 R&D 역량 집중
"헬스케어 산업 혁신 이끌 의료정보 빅데이터 가능해진다"
인텔, IBM, 구글 등 미국의 대형 IT 기업들이 헬스케어, 유전자 정보 연구에 블록체인 기술을 잇따라 도입해 주목된다. 분산형 정보 구조를 가진 블록체인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금융 회사 시스템을 대체하는 기술로 부각됐지만, 최근엔 금융시스템보다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활용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IBM, 블록체인으로 의료정보 혁신 노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미국 특허청(USPTO)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시퀀스마이닝플랫폼(SMP) 기술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술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DNA와 RNA에 있는 핵염기 순서를 규명하고 저장하는 플랫폼이다.
핵염기서열 정보는 유전자 연구를 위해 꼭 필요한 정보지만, 방대한 용량, 접근성 등의 한계 때문에 기존 클라우드 환경에서 원활하게 활용하기 어려웠다. 핵염기서열 정보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분산형 시스템으로 구현하면 더 많은 연구기관이 함께 데이터를 공유하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IBM은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로 환자들의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IBM과 FDA는 블록체인을 통해 의료 정보 공유가 공중 보건에 잠재적으로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동안 병원, 의료기관에 이렇다할 활용 방법 없이 묶여있던 의료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등의 첨단 기술과 접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 IBM, FDA의 공통의 목표다.
구글 역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와 환자 의료정보 활용을 논의 중이다. 지난 3월 구글의 딥마인드 헬스(Deepmind Health)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NHS 등과 협력해 환자가 실시간으로 개인 데이터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을 대표하는 딥러닝 솔루션인 딥마인드는 최근 암 치료 분야에 응용되는 등 의료 부문에서도 진가를 나타내고 있다.
구글은 영국의 병원, NHS와 연계해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신기술도 도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환자의 데이터를 암호화해 자동으로 기록해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시장에서 환자의 정보, 즉 데이터 파워는 가장 실효성 높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 헬스케어 분야에서 블록체인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수많은 의료 정보가 축적되고 이를 대량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서 의료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 데이터는 민간 정보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정보여서 의료 기관들은 공용 컴퓨터 시스템에 보관하는 기존 클라우드 방식을 꺼리고 있다.
이때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서버가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된 특정 네트워크상의 다수 컴퓨터에 데이터를 분산해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거래 기록이 한 곳이 아니라 모든 거래 참여자 장부에 기록된다. 참여자 모두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록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데이터 시스템에 적용 중인 서울대 임상의학과정보실의 윤형진 실장은 지난 10월 열린 의료기기혁신센터 심포지엄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파편화돼있는 데이터를 하나로 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데이터의 신뢰성 및 보안 문제를 모두 해결 할 수 있다"며 "빅데이터의 접근성과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