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를 단순한 명함 관리 앱을 넘어 미국의 최대 인맥 교류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

같은 비

즈니스 인맥 교류 포털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사옥에서 만난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35) 대표는 "2014년 명함관리 앱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가입자가 180만명이며 내년엔 30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6년간 근무하다가 회사를 창업했다.

명함 관리 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명함에 쓰인 전화번호와 사람 이름·이메일 주소를 직접 입력할 필요 없이 사진으로 찍기만 하면 사진과 글자 정보가 자동 입력되는 편리함을 내세워 국내 명함 관리 앱 1위에 올랐다. 하루에 명함 10만장이 사진으로 찍혀 리멤버 앱에 저장된다. 창업 초창기에 정부의 모태(母胎)펀드 6곳을 포함해 95억원을 투자받았고, 최근에는 네이버와 라인플러스에서 각각 50억원과 190억원의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 대표가 구상한 회사의 미래 성장모델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명함 관리 앱 ‘리멤버’를 만든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180만명이 이용하는 리멤버 앱을 미국 링크드인(LinkedIn) 같은 비즈니스 인맥 교류 포털로 성장시켜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링크드인은 사용자 스스로 이력서를 작성해 올려 필요한 사람을 찾고 비즈니스 인맥들과 교류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직장 분위기에 동료 눈치를 보는 한국·일본에서는 이력서를 공개하기가 쉽지 않죠. 이력서 대신 비즈니스 신분증인 명함을 매개로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1억장이 넘는 명함을 입력하면서 축적해둔 인적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식 링크드인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전체 사용자 180만명 가운데 41%가 대표·임원급 고급 인력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이를 위해 리멤버는 지난 7월 '인맥라운지' 기능을 추가했다. 페이스북 친구 공개 게시글처럼 명함으로 연결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글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회원이 '어떤 스펙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란 글을 올리면, 그의 명함을 가진 다른 이용자가 이를 보고 관련 인력을 소개해 줄 수 있다. 최 대표는 "명함을 주고받은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 형태로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다"며 "명함을 주고받은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메시지 기능도 추가했다"고 말했다.

리멤버는 현재 국내 명함 관리 앱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창업 당시 수십 개 업체가 난립했지만 리멤버가 시장을 장악했다. 다른 업체들이 사진으로 찍힌 명함 정보를 문자 형태로 바꾸는 OCR(광학문자 인식) 기술에만 매달릴 때 리멤버는 과감히 재택 근무하는 직원을 두고 명함을 수작업으로 입력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60~70% 인식률에 불과했던 OCR 기술에 수작업 방식을 더해 정확성을 거의 100%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는 "광학인식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데다 이미 구축해둔 방대한 인적 데이터가 있어 수작업 비중이 최근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예전엔 명함 1장이 사용자 앱에 입력되는 시간이 2시간까지 걸렸지만 지금은 5분 안에 이뤄진다"고 했다.

그는 내년 목표로 해외시장 진출을 꼽았다. "내년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동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명함 인식률 99.9%의 신뢰성을 앞세우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