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8년 만에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분기 생산량 1위를 중국 업체에 내줬다.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중국의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TV·모니터·노트북PC·태블릿PC 등에 쓰이는 9인치(약 23㎝)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올 3분기 중국 BOE가 4012만장(점유율 21.7%)을 팔아 3568만장(19.3%)에 그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4분기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서며 1위에 오른 뒤 8년 가까이 수위를 유지했지만 3분기에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과 LG가 2004년부터 이 시장에서 1위를 다퉜던 것을 감안하면 13년 만에 1위를 중국 기업에 내준 셈이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별 순위에서 1위를 달렸던 한국은 올해 3위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 기준 국가별 순위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29%에 그치며 대만(34%), 중국(31%)에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서는 이노룩스·AUO, 중국에서는 BOE와 차이나스타·CEC판다 등이 약진하고 있다.

하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같은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삼성·LG가 중국·대만을 압도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LCD(액정표시장치)는 이제 나라별 기술력 차이가 사라지면서 중국 업체들에 주도권을 넘길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OLED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