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과 러시아 간 총교역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증가한 98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요 대(對)러 수출품목인 기계류 관련 부품 품목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코트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러시아의 대(對)한국 수출량은 전년 대비 39.4% 증가한 6299만달러, 수입량은 전년 대비 72.5% 증가한 3499만달러로 집계됐다. 광물유, 석탄 등 탄화수소를 원료로 한 제품의 가격과 루블화 가치가 회복된 덕분이다.

코트라는 올해 양국의 교역량이 2015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한국과 러시아 교역량은 2015년 1만8050달러에서 작년에 1만5140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러시아의 대한국 상위 수입품목

러시아의 대한국 수출품목은 석탄, 증류물, 천연가스, 가스혼합물 등 광물유와 석유제품이 주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현재 러시아의 국영 가스개발업체 가스프롬이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한국 회사들과도 가스공급 확대를 협상 중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의 대한국 수출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극동지역의 냉동 생선과 어패류 등 식품과 농수산물도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이다. 올 상반기 러시아의 식품·농수산물에 대한 수출액은 676만4000달러로, 이는 전년 대비 13.3% 증가한 수치다. 알루미늄, 철, 철합금 등 금속제품군도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러시아의 금속제품 대한 수출액은 343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러시아가 한국에서 수입하는 제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계, 설비, 차량품목이다.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의 대한국 수입에서 기계, 설비, 차량품목 비중은 63%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비중이 7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러시아 전체 교역 총량의 3.6%를 점유하며 교역국 중 5위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 제품들은 러시아 교역국 1위 국가인 중국의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트라는 “이미 중국 제품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진 품목도 있다”고 했다.

중국 세관은 올 1월부터 9월까지 러시아와 중국의 교역량이 전년 대비 22.4%가량 증가한 6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했다. 해당 기간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17% 증가한 31억4000만달러였고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28.5% 증가한 30억 달러였다. 중국은 지난 10월 초 외환거래의 위험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양국 간 무역거래에서 위안화와 루블화의 외환동시결제시스템(PvP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코트라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러시아의 수입대체정책,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관련 이슈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러시아 시장 내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히는 중국에 대한 대응책을 도모해야 한다”며 “부가가치를 더한 상품과 압도적인 품질로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품목이 최근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등으로 다분화되고 있어 향후 대러시아 수출의 증가가 기대된다”며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과 같이 확실한 효과가 입증됐거나 제품 디자인이 기존상품과 비교해 차별성을 지닌, 명확한 부가가치를 소비자에게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