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셀바스 AI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의료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나오기 시작한 덕분이다.
16일 셀바스AI는 올 3분기 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 기준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성장한 56억2000만원이며, 영업이익도 1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매출액 38억원 대비 48% 올랐으며 K-IFRS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성장했다.
셀바스AI는 셀바스헬스케어(옛 자원메디칼)의 모회사로, 1990년대 모바일 단말기용 필기인식과 전자사전 사업으로 성장해온 회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필기 인식 기술을 공급하는 등 이 분야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필기 인식 시장은 규모가 작아 수익성 확대에 어려움이 많았다. 셀바스AI는 2014년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서 의료녹취 솔루션 ‘셀비 메디보이스(Selvy MediVoice)’와 질병 예측 솔루션 ‘셀비 체크업(Selvy Checkup)’을 개발했다.
김경남 셀바스 AI 대표이사는 “3분기 매출액의 약 30%가 셀비 메디보이스와 셀비 체크업 등에서 발생하고 있어 성장세는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셀비 메디보이스’는 기계 학습 기반의 음성인식 엔진을 탑재한 의료 녹취 솔루션이다.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등 병원 진료과목 별 의료진의 발화 데이터와 의학용어를 수집해 학습한다. 기존에는 각종 자료를 판독한 후 의사의 소견을 녹음하면 기록사가 음원을 듣고 일일이 기록, 입력해왔다.
셀바스AI는 “의사의 판독 소견을 실시간으로 자동 전산화해 업무 처리를 3배 빠르게 할 수 있고, 의료진의 의무 기록 작성과 업무 과부하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면서 “국내 의료환경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할 수 밖에 없는데, 의료용 영어 단어를 한국어로 발성할 때도 90% 이상 정확한 영문 표기로 변환해 준다”고 설명했다.
질병 예측 솔루션 ‘셀비 체크업’은 개인의 건강검진기록을 입력하면 폐암, 간암 등 주요 6대암과 심뇌혈관질환, 당뇨 등 주요 성인병의 2~3년 이내 발병 확률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이는 ‘세브란스 Health IT 산업화 지원센터’와 셀바스 AI가 공동 연구한 제품으로, 지난 3월부터 신촌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셀비체크업은 전세계적으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국내 인공지능 전문업체 최초로 'CES 2018 혁신상(Innovations Awards)'를 수상할 예정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셀바스헬스케어는 2017년 신규 제품 출시와 시장 다각화에 따라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 체성분분석기 아큐닉(ACCUNIQ) BC380과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5, On-fit 밴드 등 기존 자원메디칼의 하드웨어 부문의 강점과 계열사 인프라웨어의 S/W, 셀바스 AI의 인공지능 기술을 함께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 외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요 제품의 완성도를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셀바스AI의 실적 개선 속도가 좌우될 것으로 본다. 한 대형 병원 관계자는 “셀비메디보이스 도입 후 기록 업무 속도는 많이 빨라졌다”면서도 “아직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없으며 지금은 안정화 단계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