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의 분양권 전매 제한조치가 내년부터 확대 적용되면서 오피스텔 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내년에 입주 물량까지 늘면 투자 목적이 강한 오피스텔 시장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오피스텔 투자 지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이 지난 7월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한 주거형 오피스텔의 모델하우스 현장.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오피스텔의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현재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전국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전국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공급 물량도 해당 지역 거주자가 20% 우선 분양 받는다.

관련 후속 조치를 담은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은 올해 하반기 법률 개정이 이뤄져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현행법상 규정이 없는 오피스텔 분양모집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만들어져 오피스텔 분양에도 인터넷 청약이 도입된다. 분양사업자가 자료를 제출 또는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하는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될 전망이다.

이런 조치를 앞두고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도 온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3분기 서울 서초구에 분양한 480실 규모의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최고 22.8대 1의 경쟁률을 찍은 반면, 경기 하남에 분양한 1090실짜리 ‘미사역마이움푸르지오시티’는 아직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분양마케팅업체 게이츠인홀딩스 장원석 대표는 “8·2 대책이 나온 뒤로 오피스텔은 확실히 청약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빠진 지역에선 미분양 현장이 늘고, 앞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까지 오를 경우 분양도 거래도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분양 예정 물량도 눈에 띄게 줄어드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분기 오피스텔 분양 예정 물량은 전분기보다 37.2% 줄어든 1만2637실에 그친다. 대규모 단지는 서울 금천구 ‘가산센트럴푸르지오시티(1454실)’와 부산 강서구 ‘명지 3·5차 대방디엠시티(2886실)’ 등에 불과하다. 지난 2015년 이후 공급된 오피스텔의 입주 시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내년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분양 시장이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규제 확대 전 분양 물량을 두고 ‘눈치 보기 전매’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장원석 대표는 “앞으로 오피스텔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시장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면서 “오피스텔 투자도 입지와 임대수익률, 실거주 여건 등이 좋은 물량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1인가구나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초소형 면적일수록 강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년동기(5.28%)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5.19%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용 면적 20㎡ 이하 초소형의 경우 수익률이 5.64%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초소형 오피스텔은 중대형보다 저렴한 매매가에 임대료는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가 몰린다는 후문이다.

분양마케팅업체 청담디벨로퍼 이원석 본부장은 “오피스텔 투자가 입지가 좋거나 차별화된 설계 등을 갖춘 우량 현장으로 치우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수도권 초소형 평형이면서 임대수익이 높은 현장들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