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하늘을 날고 지상에서도 돌아닐 수 있는 인간형 로봇드론을 선보였다. 로봇과 드론의 기술적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융합시장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일한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는 지상주행이 가능한 통신용 원격로봇에 무인드론의 비행기능을 결합시킨 신개념의 인간형 로봇드론 '로봇드론맨(Robot Drone Man)'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로봇드론은 인간을 닮은 외형에 비행용 프로펠러와 전동바퀴를 함께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로봇드론맨은 높이 0.9m, 무게 11㎏, 지상주행속도는 3.5km/h이다. 주변에 장애물이 있거나 먼 거리를 이동할 때 하늘을 날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주로 실내에서 바퀴 또는 다리로 이동하는 기존 인간형 로봇보다 기동성과 행동반경 측면에서 월등하다.
목적지에 착륙한 로봇드론은 지상주행 모드로 전환, 건물 내에 원하는 사람과 장소도 찾아갈 수 있다. 원격조종자는 현장에 도착한 로봇드론의 영상통화기능과 로봇동작을 조종해서 마치 실제로 가있는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비(非)가시권 드론 비행이 허용되고 LTE기반의 드론제어기술이 상용화되면 원격조종자는 로봇드론에 접속해 구, 동 단위의 넓은 지역에서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로봇과 드론의 구분이 사라진다는 미래학적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각광받는 로봇산업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정부에서 1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세계시장을 주도할 신규 아이템을 아직도 발굴하지 못했다.
배일한 연구교수는 "로봇드론이 널리 보급되면 로봇이 고객을 찾아가는 형태로 로봇서비스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면서 "로봇과 드론의 융합추세에 산업정책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인간형 로봇드론으로 노년층의 원격 사회활동을 돕는 서비스를 실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