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소비 습관이 바뀌고 외식과 교육 등 각종 서비스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프랜차이즈는 국가 기반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IMF 사태 이후 프랜차이즈에 대한 신뢰와 선호가 빛을 발하면서 가맹본부 5000개, 가맹점 22만개를 돌파했다. 산업 규모도 100조원, 종사자만도 124만명에 달한다. 일자리 창출과 취업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주요 국가산업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또 지식서비스업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프랜차이즈 산업은 우리경제의 확실한 견인차로 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최근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이같은 장밋빛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어둡다. 그동안의 양적 팽창의 부작용일까? 최근 쏟아진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갑질'과 일탈 행위 등이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켜 산업 전반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산업이 어느덧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위험이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도입된 지 40년 만에 다시 오기 어려운 큰 기회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렇게 큰 시기도 없다. 가맹본부들 또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오랜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업자들이 갑·을의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화합한다면 프랜차이즈산업은 재도약할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각자의 기업가 정신이 최대화될 때 시너지가 극대화되어 상호 이익이 커지는 이익구조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신뢰가 있어야 하며 신뢰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전제로 한다. 또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힘과 정보에서 균형을 이뤄야한다.
최근 터진 프랜차이즈 위기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은 변형된 시스템으로 발전했던 '한국형 프랜차이즈'가 그 한계에 부딪히면서 나온 성장통(成長痛)이다. 그 치유 방법은 '백투더베이직스(Back to the Basics)',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서 찾아야 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객관적인 전문가들로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0월 중순까지 상생혁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진짜 프랜차이즈 모델'을 정립한다는 각오다. 가맹본부나 가맹점 사업자들이 마주치기 꺼려했던 리베이트, 폭리, 갑질 등 모든 치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현 정부에 124만의 종사자를 거느린 프랜차이즈 산업은 최고의 파트너다. 가맹본부들의 기업가정신과 사업 의지가 꺾인다면 결국 피해는 가맹점주와 국가 경제 전반에 돌아가게 된다. 국회와 정부, 그리고 언론도 여론에만 휩쓸리지 않고 공정한 게임 룰의 원칙을 존중해야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 윈-윈하는 진정한 상생 혁신안이 탄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