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7일 "노동시장에서 성별 격차를 좁힐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 일본은 9%, 인도는 27%까지 각각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란 주제의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IMF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미 피터슨연구소(PIIE)가 공동 주최했다.
고령화와 저(低)성장 해법과 관련, 라가르드 총재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효과를 본 한 가지 방법은 노동인구 가운데 여성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보육 혜택 증대와 시간제 근로에 대한 세금 혜택 강화, 여성의 고등교육 확대, 여성의 금융 접근성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런 정책들이 통합적으로 실행될 경우 경제적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번영하는 선진 경제로 탈바꿈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생산성이 둔화됐다"면서 "정부가 교육 개혁에 더 많이 투자하고 직업훈련을 강화함으로써 근로자 간 숙련 불일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 정부는 최근 노인 수당과 구직 청년 보조금, 실업수당 인상 등을 포함한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소개하고 "더 강력한 사회안전망은 (기존 투자·생산 중심 성장에서) 소비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