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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동향

끊이지 않는 GM 철수설…10월 이후 매각 막을 방법 사라져

  • 진상훈 기자
  • 입력 : 2017.08.04 18:04

    2대주주 산업銀 보유한 매각 거부권 10월에 효력 만료
    “실적 악화로 곧 철수” vs “떠나기 힘들 것” 전망 갈려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GM의 실적이 몇 년간 계속 악화돼 온 데다 올해 들어 자동차 판매 대수도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본사의 다음 구조조정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GM은 올해 유럽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에서 잇따라 철수했다. 세계 1,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집중하고 전체적인 사업 전략을 재편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곳곳에 두고 있던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갖고 있던 GM 본사의 보유지분 매각 관련 거부권(비토권)도 오는 10월이 되면 효력이 끝난다. 이후에는 GM이 한국법인의 지분을 매각해 철수해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GM의 한국 철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GM이 가진 한국GM 지분을 살 주체가 현재 마땅히 없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또 한국 시장은 최근 GM이 철수한 인도와 남아공보다 시장이 커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GM이 올해 유럽과 인도, 남아공에서 잇따라 철수한데 이어 10월 이후 한국시장 철수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매각을 발표한 자회사 오펠의 로고 앞에서 선 메리 바라 GM 회장/블룸버그
    GM이 올해 유럽과 인도, 남아공에서 잇따라 철수한데 이어 10월 이후 한국시장 철수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매각을 발표한 자회사 오펠의 로고 앞에서 선 메리 바라 GM 회장/블룸버그
    ◆ 10월 이후 산업은행 거부권 효력 만료…“철수해도 막을 길 없어”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GM 사후관리 현황’이란 보고서에서 한국GM의 경영실적 악화, GM 본사의 잇따른 해외시장 철수 등을 근거로 GM이 한국GM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10월 거부권 효력이 만료되면 GM이 한국시장을 철수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2년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를 GM에 매각할 당시 향후 15년간 GM이 보유한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거부권 협약을 맺었다. 현재 한국GM은 GM 본사가 77%의 지분을 갖고 있고 산업은행이 17%, 중국 상하이차가 6%를 각각 보유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GM이 3대 주주인 상하이차에 한국GM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보고서 내용은 그동안 있었던 한국GM 관련 내용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며 “GM이 (산은이 제안한) 경영 컨설팅과 감사 등을 거부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을 떠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여전히 GM의 철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GM이 올해 오펠을 매각해 소형차 생산기지로써 한국GM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데다, 인도와 남아공 등 최근 철수한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시장 규모가 커서 쉽사리 철수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도 “과거 상하이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가 기술만 빼갔다는 ‘먹튀 논란’에 시달린 적이 있어 선뜻 한국GM 인수에 나서는 것을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며 “GM 본사가 지분 매각을 원해도 한국GM 인수를 원하는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3중고(실적 악화·판매 감소·강성노조)’에 벼랑 끝 몰린 한국GM

    GM은 최근 몇 년간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올들어 자동차 판매량도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한국GM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한국GM은 지난달 내수판매와 수출을 합친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가 4만1406대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9.9% 감소했다. 수출이 3만6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어든 가운데 내수판매는 1만801대로 24.8% 급감했다.

    올해 들어 누적 판매대수도 32만405대로 전년동기대비 9.4% 줄었다. 내수시장 누적 판매량은 8만3509대로 17.4% 감소했다.

    올 초 출시돼 한국GM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올 뉴 크루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크루즈 출시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한국GM 제공
    올 초 출시돼 한국GM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올 뉴 크루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크루즈 출시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한국GM 제공
    주력 모델들의 판매 부진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올 뉴 크루즈는 지난달 1050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1434대가 판매됐던 전달에 비해 26.8% 감소한 수치다. 중형 세단 말리부는 지난달 2347대가 판매돼 전년동월대비 판매량이 49.2% 급감했다. 경차인 스파크도 26.3% 감소한 4225대가 판매되는데 그쳐 5367대가 팔린 기아차 모닝에 밀리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53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누적된 손실액은 1조2741억원에 이른다. 현재 미국과 중국 등 ‘돈이 되는’ 지역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GM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GM 역시 정리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강성노조도 GM의 골칫거리다. 올해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만원 인상, 성과급 500% 지급, 야간근무 1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는 장기적인 미래발전방안을 사측에 내놓으라고 요구한 상태다. 지난달 7일에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8%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은 그동안 줄곧 한국의 강성노조에 대해 생산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며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또 진통을 겪을 경우 GM의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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