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업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후 변화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업계는 ‘그린카’(친환경자동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린카의 연구개발(R&D) 핵심은 연비 개선이다. 연비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량화. 기존 소재의 강성은 유지하면서도 무게를 줄인 경량성 부품이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자동차 핵심 부품 전문 중견기업인 센트랄이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일찍이 연비 개선을 위해 부품 경량화의 중요성을 인지한 센트랄은 부품의 물성은 유지하면서도 중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R&D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센트랄 생산공장.

◆ 제품 경량화.. 원가는 내리고, 연비는 올리다.

센트랄이 개발한 주요 부품은 알루미늄을 적용한 ‘컨트롤 암(Control Arm)’, 플라스틱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스테비라이저 링크(Hybrid Stabilizer Link)’ 등이다.

컨트롤 암은 타이어의 안쪽에 위치하여 노면에서 받는 하중을 차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차량에 주강 단조품, 주철제품, 강판 프레스 제품이 많이 사용됐다. 센트랄은 2003년부터 알루미늄 컨트롤 단조품을 개발해 현재 양산하고 있다.

알루미늄 컨트롤 단조품을 개발할 당시만 해도 비싼 원자재 가격과 낮은 성형성, 스틸 대비 떨어지는 기계적 특성으로 양산에 어려움이 많았다. 센트랄은 많은 시행착오 끝에 ‘롤 포징 공법’을 적용한 단조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센트랄 본사 전시실에 설치된 차량 새시 부품도. 황녹색이 칠해진 부위가 센트랄이 생산하는 제품들이다.

‘하이브리드 스테비라이저 링크’는 차량이 주행될 때 원심력에 의해 차체가 기울어지는 것을 최대한 감소시켜 차체의 좌우 기울어짐의 발생을 억제하고 차량의 평형을 유지시켜주는 장치다. 강철로 만들었던 제품을 플라스틱 인서트 사출공법을 적용해 양산에 성공, 무게를 대폭 줄였다. 이 부품으로 센트랄은 2014년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엔진의 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해주는 ‘드라이브 샤프트’와 엔진의 구동력을 뒷바퀴에 전달해 4륜 구동이 가능하게 하는 ‘프로펠러 샤프트’의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무게를 줄인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센트랄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인정한다. 현재 새시 부분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BMW, 벤츠, GM, 포드 등 해외 주요 자동차 업체는 물론 최근엔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에 링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독일이 글로벌시장에서 독점하고 있던 트랜스미션용 볼스크류를 최초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센트랄은 2019년부터 볼스크류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센트랄 창원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관리사원 4명 중 1명은 연구직.. 안양에 스마트캠퍼스 운영

센트랄은 1990년 2월 R&D를 담당하기 위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용래 센트랄 대표이사는 “센트랄은 한국의 자동차 개발사와 함께 해왔다”며 “자동차부품 기업으로는 이른 시기인 1990년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27년째 운영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센트랄은 전체 관리직 사원의 25%가 연구직일 정도로 R&D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 곳에서 취득한 국내·외 특허가 78건, 실용신안도 7건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기술연구소가 본사가 소재한 경남 창원에 위치해 있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센트랄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경기 안양에 선행연구센터 역할을 하는 ‘스마트캠퍼스’를 설립했다. 선행연구 전문 조직을 수도권으로 이전함으로써 우수 인력 확보가 용이해졌다. 아울러 수도권에 소재한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보다 수월해졌다.

경기 안양에 소재한 센트랄 스마트캠퍼스 전경.

이용래 대표는 “스마트캠퍼스는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지향한다”며 “실시간 토론이 가능하도록 자리를 배치하여 문제가 발생하면 팀원들끼리 즉시 해결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트랄은 이와 함께 연구인력의 역량강화를 위해 사내·외, 온라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을 갖추기 위한 어학 교육도 제공한다.

2014년부터는 독서경영을 도입, 격월마다 추천도서를 선정해 직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사내에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자율 독서모임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엔 ‘독서문화상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엔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 직장’으로 선정됐다.

센트랄 매출액 추이.

◆ 글로벌시대, 특정기업에만 의존해선 안된다.. 고객 다변화로 위기 극복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 부진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중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이상 줄었다.

이용래 대표는 “그동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객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경영해왔다”며 “현대·기아차에만 계속 의존했다면 지금 상황이 상당한 위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트랄은 다양한 고객을 유치한 덕분에 국제 정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센트랄 중국 현지 법인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오히려 물량이 증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북미시장을 염두에 두고 설립한 멕시코 공장도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2015년 멕시코 몬테레이에 지어진 센트랄 멕시코 공장에선 현재 조향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50명의 직원이 6대의 조립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센트랄 멕시코 공장 조감도.

센트랄은 멕시코 공장을 베이스캠프로 해 북미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은 대부분 GM에 납품되고 있다. 내년부턴 크라이슬러와 포드, BMW, 다임러의 부품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멕시코 공장 예상 매출액은 50억여원. 2018년엔 213억원, 2019년엔 355억원, 2020년엔 463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용래 대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업계 전반에 걸쳐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센트랄이 생산하는 부품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도 필수적인 부품으로 미래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전장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핵심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면서 “2020년 자동차 부품 글로벌 100대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