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기업 캠시스
스마트폰 카메라 전문기업, 작년 매출 3600억원
전기차 사업,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 시장에 도전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 사업 히든챔피언, 캠시스. 2003년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사업에 진출한 캠시스는 현재 월 2000만대의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모델에 들어가는 카메라가 바로 캠시스가 만드는 제품이다.
캠시스는 카메라 모듈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2015년 터키 ‘베스텔’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에는 중국 주요 휴대전화 업체인 ‘메이주’에 카메라 모듈을 양산·공급하기 시작했다. 거래선 다각화로 리스크는 줄이고, 매출은 올릴 수 있게 됐다.
캠시스가 중견기업 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캠시스가 주목한 분야는 바로 생체인식보안 솔루션과 전기자동차, 전장·IT 분야다.
◆ 자율주행차용 카메라 기술 확보
캠시스는 지난 3월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7 서울 모터쇼에서 전기차 PM-100을 선보였다. 중국 사업 파트너와 공동 개발 중인 초소형 전기차로, 완전 충전 시 100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80km에 이른다.
캠시스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카메라 기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솔루션과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 전장·IT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온 것이 바탕이 됐다. 현재 확보한 기술은 전장·IT 사업의 핵심인 전후방 카메라와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등이 있다. 특히 캠시스는 네이버, 한양대학교와 함께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을 목표로 AVM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엔 국제 표준인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 레벨3 인증을 취득하며 전장사업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았다. CMMI는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의 소프트웨어공학연구소(SEI)가 미국 국방성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것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 품질관리와 관련 조직의 역량을 평가하는 국제 인증 기준이다.
전장 사업을 벌이면서 스마트카 솔루션을 확보한 캠시스는 2015년부터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 차량 제어장치,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개발에 착수한 결과 현재 시제품 개발까지 완료했다. 캠시스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PM-100모델을 2018년 2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2019년 1분기에는 3륜 초소형 전기차(TM시리즈)를, 2020년 2분기에는 4륜 상용형의 CM시리즈를 양산할 예정이다. 캠시스의 잠재 고객은 도심 단거리 이동수단으로서 오토바이보다 안전하고 자동차보다 편리한 이동수단을 찾는 소비자다.
◆ 생체인식 보안 기술도 개발
생체인식보안 솔루션도 캠시스가 육성 중인 미래 먹거리다. 캠시스는 2014년 생체정보 인증 관련 원천 특허를 보유한 베프스를 인수하면서 생체인식보안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프스의 세라믹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는 초음파로 지문의 깊이, 땀구멍, 뼈의 생김새, 혈류의 움직임 등 생체정보를 조합해 식별한다. 캠시스의 세라믹 초음파 지문인식 방식은 위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조만간 시제품을 완성해 올해 말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전 세계 지문인식 센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베프스의 기업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이사는 “지문인식 센서 시장은 2014년 14억달러에서 2016년 25억달러로 급성장했다. 핀테크 환경 변화로 보안이슈가 점점 부각되고 있는 만큼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PLUS POINT
박영태 캠시스 대표
"韓 전기차 수준 위기감 느껴…과감한 투자 절실"
박영태 캠시스 대표이사가 캠시스를 맡게 된 것은 2012년, 지금부터 5년 전이다. 쌍용자동차 CEO였던 그를 눈여겨봤던 캠시스의 최대 주주인 권영천 이사의 ‘회사 좀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영태 대표는 취임 후 가장 먼저 회사의 시스템을 정비했다.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인데 경영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하나도 없었다. 업체로부터 주문받아 생산만 해주면 끝인 식이었다. 그는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 통합정보시스템(ERP) 등을 도입하고 나서야 회사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표 취임 99일째 되던 날, 박영태 대표는 전 직원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에서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박 대표가 제시한 비전은 ‘2018년 매출 1조원 달성’이었다. 박 대표가 제시한 비전은 회사 안팎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취급을 받았다. 연 매출 1833억원인 기업을 어떻게 6년 만에 1조원으로 키우겠냐는 힐난이 따랐다.
지난해 캠시스가 기록한 매출은 3600억원, 비전 목표치에는 부족하지만 박 대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카메라 모듈 사업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는 것은 상당한 성과”라며 “2013년부터 투자해온 전장 사업이 전기차로까지 이어졌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카메라 모듈 업체인 캠시스가 전장 사업과 전기차에 도전한 계기는.
"캠시스에 오고 나서 어떻게 리스크를 줄일 것인가를 고민했다. 1차 벤더기업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거래처 다변화'와 '제품 다각화'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거래처 다변화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전기차와 생체인식 보안 솔루션이 그 결과물이다."
한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얼마나 뒤처졌나.
"위기감이 느껴진다. 최근 상해모터쇼나 해외 박람회장에 들러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디자인이나 성능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상당히 발전했다. 한국도 더 늦어지면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 같다.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비가 미진하다는 지적은 왜 나오나.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기술 확보가 중요하고 그러자면 연구·개발 재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벤처캐피털이나 외부에서 자본을 들여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도 국내 조달보다는 해외 조달이 훨씬 빠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최근 생산 라인을 해외로 많이 옮기는 이유는.
"솔직히 말해 인건비 경쟁력 때문이다. 기술력이나 소재 이런 것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인건비 수준이 중국은 베트남의 2.5배, 한국은 베트남의 7배 수준이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이 거론되고 있는데, 기업에선 부담스러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봉으로 치면 3000만원 정도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밀릴 수밖에 없다."
생체인식 보안 기술 분야에는 어떻게 도전하게 됐나.
"캠시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신사업 분야를 살펴보는데, 당시 화두가 사물인터넷(IoT)이었다. IoT 시스템에서는 보안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보안 전문회사인 베프스를 인수했다. 다른 보안 기술도 있지만 가장 먼저 준비를 한 게 지문 인식 기술 부문이었다. 현재까지의 지문인식 방식은 2D 광학 방식인데, 우리는 3D 초음파 방식이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다."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확보는 어떤가.
"인수·합병(M&A) 관련해서는 애로사항이 있다. 기술 벤처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나니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받았던 모든 지원 정책이 끊겼다. 초기에 타격이 좀 있었다. 이런 부분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완해줘야 한다. 중견기업이 인수했다고 지원을 딱 끊어버리니 중견기업들이 기술 벤처 인수를 주저하게 된다."
10년 후 캠시스의 목표는.
"비전 선포식 때 밝힌 2018년 매출 1조원 달성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펼치는 사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이면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0년 후에는 지금 펼치는 사업을 베이스로 또 다른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가 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