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달 중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7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각 계열사 경영진이 더 이상 임원 인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조만간 임원 인사를 하기로 했다"며 "인사 시기와 폭은 해당 계열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매년 12월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돼 검찰·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사장단·임원 인사가 해를 넘겼다. 올 들어 이 부회장이 구속되고,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는 등 초유의 사건들이 벌어지자 삼성 안팎에서는 임원 인사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인사는 조직의 혈관과 같은 것"이라며 "피가 제대로 돌지 않으면 병에 걸리거나 썩는 것처럼 조직 내에서도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 더 이상 인사를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계열사 관계자도 "누가 봐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이 계속 조직에 남아 일을 지시하고, 승진 대상자들은 '올해 건너뛴다고 내년 승진 폭이 2배가 될 것도 아닌데 이러다 임원 인사에서 물먹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등 그동안 조직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했다"고 전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인사팀에서 임원 인사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르면 대선 직후, 늦어도 이달 중으로 임원 인사를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며 "임원 승진 폭 등 전체 인사 규모는 필요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다른 계열사도 임원 인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원 인사는 단행 시기뿐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해서도 삼성 안팎의 관심이 높다. 그동안 삼성 임원 인사는 그룹 인사팀에서 최종 조율했는데, 각 계열사가 자율적으로 하는 첫 임원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사장단 인사는 임원 인사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아무리 일러도 이 부회장의 1심 선고가 이뤄지는 8월 이후, 아니면 예년처럼 연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