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을 모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전문가 대부분이 예상한 결과였다. 만일의 사태를 우려하던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1.4%, 2.7%씩 상승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2%, 0.1%포인트씩 상향 조정한 것도 지난주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이번 주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벤트는 23일 열리는 프랑스 1차 대선 결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에마뉘엘 마크롱(정치 성향 중도) 후보의 최다 득표가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마크롱의 득표 수가 마린 르펜(극우), 장뤼크 멜랑숑(극좌) 후보와 큰 차이가 없다면 내달 7일 열리는 결선투표(득표 수 1~2위끼리 경쟁)까지 시장에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다. 르펜과 멜랑숑은 모두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위기감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은 글로벌 증시 하락을 부추길 것이다.

우리나라(27일)와 미국(28일)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발표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4분기(2.4%)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도체와 석유·석유화학 제품 중심의 수출 호조와 이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가 주요인이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2%(연율)로 지난해 4분기(2.1%)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진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연말연시 쇼핑 시즌 이후 민간 소비 부진으로 성장률이 약화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성장률 하락은 일시적 부진이고, 주요 지표들을 종합할 때 미국은 견고한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제로(0)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시장은 금리보다는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시점과 관련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