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연구소를 설립한다. 구글·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인공지능 연구의 본산(本山)으로 꼽히는 미국에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고위 관계자는 13일 "네이버가 미국 서부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고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뉴욕·보스턴 등 미국 동부 지역도 함께 검토했지만, 최근 실리콘밸리로 확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에서 구글·페이스북 등의 인공지능 분야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연구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의 박종목 기술협력 이사가 참석해 연구소 설립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 뉴욕주립대·컬럼비아대 등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 종사하는 한국 학생과 교수들도 접촉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하기 위해 우선 한국인 위주로 연구소를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인공지능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 분당 정자동·판교, 중국 선전(深�), 일본 도쿄 등에 인공지능 연구 조직을 운영하면서 연간 수천억원을 인공지능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 번역기 파파고를 지난해 말 출시했고, 최근에는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에도 성공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공지능 관련 인력을 영입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려면 미국 진출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는 구글·페이스북·애플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중국 바이두, 일본 도요타 등 주요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4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