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전담할 별도 조직을 신설하고 조직의 수장으로 30대 상무를 발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업계는 11조원을 투자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의 구상 실천에 이 조직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인공지능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T 브레인’이라는 별도 조직을 신설하고 30대 상무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이에 앞선 지난 11일 박정호 신임 사장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5세대(G) 통신 등 미래 ICT 산업 생태계 구축에 향후 3년간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뉴 SKT 호 밑그림 나왔다… "AI 기반 혁신 예상"

박 사장은 지난 2일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사업 총괄 조직을 폐지하고 사내 모든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바꿨다. ICT 신산업 생태계 구성을 박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10월 신설된 T 브레인이라는 인공지능 프로젝트 전담 조직이다.

SK텔레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이 T 브레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적극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조직은 사내에서도 베일에 싸인 조직으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사장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ICT 신산업 생태계 투자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 사장은 지난해까지 SK(주)C&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IBM 인공지능 ‘왓슨'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박 사장은 ‘플랫폼사업부문’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플랫폼 서비스의 기획-개발-기술-인프라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데이터 중심의 차별적인 상품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추진단’도 만들었다.

또 IoT사업부문 산하에 ‘글로벌 사업본부’,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글로벌 얼라이언스실’,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실을 신설해 새판을 짜기 위한 조직을 갖출 예정이다.

◆ T 브레인 수장은 AI 전문가 30대 상무 ‘화제'

T 브레인을 이끄는 수장도 화제다. SK텔레콤이 T 브레인 수장으로 김지원씨를 삼성전자에서 영입했다. 올해 33세인 김지원 SK텔레콤 T 브레인 신임 상무는 2003년 서울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미국 MIT에 진학했다.

그는 4년 만에 MIT 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5.0 만점으로 졸업했다. MIT의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컴퓨터공학과 수학을 복수전공했다.

김지원 SK T브레인 신임 상무

김 신임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고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병역 의무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전역 후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연구소 재직 중에는 페이스북에서 ‘AI코리아’라는 인공지능 분야 전문 커뮤니티를 운영했다. 그는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의 AI 전공 수업을 한글로 간단히 번역해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그가 미국의 유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매체인 ‘레딧’에 올린 연구 결과가 머신러닝 분야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