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비축 중인 쌀 52만t을 내년에 가축 사료용으로 풀기로 했다. 쌀 과잉 공급을 막겠다는 취지다. 52만t은 국민 825만명이 한 해 동안 먹는 양에 해당한다. 정부가 보관 중인 쌀 재고 170만t의 30.6%에 달하는 분량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재고로 보관 중인 2013년산 25만t과 2014년산 27만t 등 모두 52만t을 가축이 먹을 용도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가축 사료용으로 정부 재고 쌀을 풀어놓는 것은 올해(10만t)가 처음이었는데, 내년에는 같은 용도로 5배 이상을 처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52만t을 배합 사료 제조업체에 ㎏당 208원을 받고 넘길 예정인데, 줄잡아 7000억원대의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당 2013년산은 1515원, 2014년산은 1444원에 사들였기 때문에 매입 가격의 7분의 1 가격에 파는 셈이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쌀을 처분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쌀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생산이 지나치게 많아 발생하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서다. 쌀값은 올해 10월 초만 하더라도 13만4076원(80㎏ 산지 기준)이었지만 이달 초에는 12만8328원으로 급락했다. 20년 전인 1996년 가격(13만6713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