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지수가 보합 마감했다. 대형 전기전자 업종이 강세를 보였으나 한미약품의 임상실험 차질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하락하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코스닥시장도 한미약품 관련 내용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또 한번 타격을 받으며 코스닥지수가 580선 아래로 다시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3포인트(0.10%) 오른 1991.8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2.83포인트(0.49%) 내린 578.52로 장을 마감했다.
◆ 한미약품, 또 임상실험 중단 우려 소식...제약·바이오주 하락
이날 코스피지수는 보합 마감했다. 장 초반 삼성전자(005930)와 LG디스플레이(034220), SK하이닉스(000660)등 대형 전기전자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가 상승했다. 하지만 장중 한미약품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날 한 매체는 낮 12시24분쯤 미국 임상정보시스템을 인용해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1조원 규모로 수출한 신약의 임상실험 환자 모집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미약품(128940)과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주가가 각각 10.76%, 14.83% 하락했다.
다른 제약·바이오 종목들도 동반 하락했다. JW중외제약(001060)과 일동홀딩스은 5% 넘게 내렸고, 경보제약(214390), 슈넬생명과학, 명문제약(017180), 우리들제약등은 4% 넘게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의약품 지수는 전날보다 1.38% 하락했고, 의료정밀은 0.98% 내렸다.
한미약품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지난 9월과 같은 한미약품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로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0일 한미약품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던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으로 부터 임상시험 중 부작용이 발생해 폐암 치료 신약올무티닙(HM61713)에 대한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사태가 또 다시 터지면서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약품 사태에 대한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미약품은 이날 오후 2시15분 공시를 통해 “해외 임상정보사이트인 ClinicalTrials.gov에 표기된 ‘suspended participant recruitment’라는 표현이 잘못 인용됐다”며 “이 문구의 정확한 의미는 ‘임상 환자 모집이 일시적으로 유예’됐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것은 임상 중 자주 발생하는 일시적 조치이며, 임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얀센과의 파트너십에도 전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실험 중단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하락했다는 것은 루머에 휘둘릴만큼 투자심리가 약해져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한미약품 사태에 대한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한미약품에 타격받은 코스닥...580선 아래로 다시 하락
한미약품 임상실험 중단 소식은 코스닥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장 초반 코스닥지수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전 중 하락 전환했다. 오후 1시쯤 한미약품 소식이 확산되면서 코스닥지수는 1.34% 내린 573.54까지 떨어졌다.
정훈석 연구원은 “한미약품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코스닥시장이 급락했다는 것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제약·바이오 업종 뿐만 아니라 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동반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또 한 가지의 악재가 있었다. 이미지 센서 개발 및 제조 기업인 지스마트글로벌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정 연구원은 “지스마트글로벌은 코스닥시장 내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낮지 않은 대형주로 꼽히는 기업인데 하한가를 기록했다”며 “장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신호로 전달되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신용을 갚지 못한 대주주 반대매매가 대량 나오면서 하한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회사 자체 사업 기반이 탄탄하다면 대량 매도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