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Retail)의 어원을 살펴보면 고대 프랑스어 Retaillier에서 유래된 것으로 Re는 다시(again)라는 의미와 힘을 집중시키는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며 taillier는 자르다라는 의미가 있다. 즉, 자르기 위해서 힘을 쓴다는 의미로 도매에서 소매로 넘어올 때 큰 도매 물건을 잘라내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월마트, 아마존 등 글로벌 대형 유통업체는 최근 빅데이터 기반 고객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체계 분야에 공통적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다. 많은 양의 고객 라이프스타일 및 구매 정보 데이터를 가공·추출해 핵심 인사이트로 발굴하는 것이 필수 역량으로 대두되고 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고객 정보를 수집하는 주요 정보원 중 하나는 고객이 홈페이지 방문을 통해 검색한 상품 이력 및 구매 연계 이력이다. 하지만 가전 및 자동차 등 고관여 내구재의 경우 실제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비자 쇼핑 활동 정보들에 대한 수집과 분석은 온라인처럼 정교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ICT 기업들의 O2O 서비스가 확산되며 유통업계에서도 모바일 기술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개인화된 쇼핑 경험·서비스 정보 수집 역량이 향상되며 오프라인 매장 고객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란제리 브랜드 Hunkemoller는 네덜란드의 IT 솔루션 업체 ‘케가(Kega)’와 협업을 통해 아이비콘 기술을 도입했다.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서면 판매원이 고객이 잠재적으로 온라인상에서 쇼핑 바구니에 담았던 상품을 미리 인지해 고객 응대 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목했던 상품을 인지해 온라인 접속 시 해당 제품의 프로모션 등으로 유도하는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모바일 기술 활용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매장 내 고객 쇼핑 행태에 대한 분석도 고도화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제품에서 나오는 무선 신호 수집을 통해 유동 인구수, 매장 방문자 수, 방문자 체류시간, 재방문율 및 구매전환율 등을 수집·처리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한 업체 데이터가 국·내외 다양한 매장에 설치된 약 6000개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한 결과, 고객의 약 50~60% 정도 무선신호를 활성화한 상태를 유지하며 이를 통해 유효한 통계적 분석을 위한 충분한 모수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폰 기기의 맥 어드레스(Mac address) 정보를 수집해 고객 개인정보 침해 이슈에서 자유롭다.
기기 설치가 간편하며 매장 크기 및 분석 목적에 따라 매장별 설치 수를 다르게 해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행동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으며 고객 행동 기반의 정교화된 KPI를 수립하고 효율적인 매장 운영 관리 및 프로모션 수행이 가능하다.
실제 경영 컨설팅과 소프트웨어 R&D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에스코어(S-Core)는 워크인사이트와 협업해 동남아 및 남미 주요 국가에 위치한 전자 유통 매장 내 실제 방문 고객의 스마트폰 무선 신호를 수집한 Log 정보를 토대로 소비자 쇼핑 행태를 분석했다.
우선 매장 고객 유입률 제고는 가장 기본 전략이지만 고관여 제품의 경우 유입률 자체보다 유입된 고객이 얼마나 오랫동안 체류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실제 고객의 매장 체류시간과 매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체류시간이 길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또한, 동일한 가전 매장이라도 디스플레이(Display) 배치에 따라 체류시간에 차이가 있었다.
두번째로는 고객이 구매할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경험이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Core는 체험존 내 체류 시간, 고객 동선 및 체험존 제품 판매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체험존 내 특정 시간대에서의 쇼핑 영향력과 실질적 액션 아이템(Action item)을 도출했다.
마지막으로 전자제품의 기능 및 특징을 설명할 경우 기술적 전문 용어를 일상생활의 언어로 잘 순화시켜 고객에게 알려주는 판매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판매원을 통한 고객 응대 역량을 제고시키는 것이 매장 운영 관리의 핵심 요소이며 판매원과 고객의 이동 동선의 얼라인(Align) 여부 및 매장 주요 진입로에서 고객을 적절히 맞이하고 있는지 등을 분석해 판매원 역량 측정 및 관리 도구로써 활용할 수 있다.
IT 기술 진화에 따라 기존 온라인에서만 가능했던 고객의 구매 행동 분석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오프라인 고객의 쇼핑 행동(Shopping behavior)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O2O 관점의 연계 분석이 새롭게 대두될 것이며 이를 누가 먼저 시도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굴하느냐에 따라 리테일 비즈니스 향방이 좌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