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 년 중 테이크아웃 피자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날은 언제일까? 바로 미국의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이 열리는 일요일, ‘슈퍼 선데이’다. 이날 하루 동안 피자 400만판이 판매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피자업체인 도미노 피자는 이날의 주문과 배달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 온라인 매장에 고객들이 몰려들어 주문이 늦어지는지, 주문이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지를 초 단위로 확인한다. 주문대로 주방에서 만들어지고 배송되는지도 확인한다.

또한, 실제 피자만 주문하려는 고객에게 샐러드 혹은 사이드 메뉴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며 추가 구매를 유도한다. 반응이 좋아 예산을 초과하게 될 경우 쿠폰 제공을 중단한다. 만약 슈퍼 선데이 당일에 몰려드는 주문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일 년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사진=김연진 컨설턴트(에스코어 컨설팅사업부 데이터컨설팅팀)

의류 매장에서 혼자 둘러보는 고객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응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내 의류업체인 코오롱FnC의 한 매장에서는 고객이 20초 이상 특정 지점에서 살펴보고 있을 경우 매장 직원에게 ‘OO 구역에 도움이 필요한 고객이 있습니다’라는 알림을 보낸다.

국내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장에 센서를 설치해 시간대별 방문객 규모와 동선 및 관심 상품을 파악한다. 직접 조사 대비 매우 저렴하며 간단한 내용은 다음날 확인 가능하다. 이 정보를 활용해 매장 디스플레이에 바로 반영한다. 새로 전시한 신제품을 지나친다면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다른 제품으로 교체한다.

뿐만 아니라 매장이 속한 상권의 가치도 유동 인구를 분석해 가늠해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해 고객을 샘플링해 조사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나 미스터리 샤퍼(Mystery Shopper)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고 실시간 적용도 불가능했다.

반도체, 화학제품 등 국내 제조업체에서 이미 ‘통계적 공정관리(SPC: Statistical Process Control)’를 활용 중이다. 통계나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공정관리 및 품질 기준을 제공한다. 이 방법으로 제조 공정의 산포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에 사전 감지 및 조치한다.

또한, 정보통신융합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전으로 상황 인지 주기가 단축되고 인지 범위가 확대돼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보관 비용도 낮아져 대용량 데이터 확보 및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에 기초해 기업들은 상황 인식 능력과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영역별 관리에서 통합적 관리로 전환 중이며 성과 분석보다는 한발 앞서서 과정 및 상태를 인지해 최악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개인의 경험과 지식에 의한 판단을 데이터와 고도화된 분석에 기반한 객관적 근거로 뒷받침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계를 ‘BI(Business Intelligence) 비즈니스 플랫폼’이라고 한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의 데이터 시각화 컨퍼런스 룸인 ‘비즈니스 스피어(Business Sphere)’가 BI의 대표적인 사례다. 전 세계 시장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각 브랜드 사업부에 제공한다.

도입 결과 신제품 출시 주기는 경쟁사 대비 2배 빨라졌으며 시가 총액도 2배 성장했다. 10년 이상 운영 중인 이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운영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BI가 발전된 개념인 ‘실시간 운영 및 의사결정 체계(OI: Operational Intelligence)’는 운영 최적화의 수단으로 기업이 실시간·맥락 내에서 정보를 파악하고 실적·상황을 이해해 즉각 정책과 프로세스에 필요한 조치와 의사결정을 내리는 도구다.

앞선 사례와 유사한 활용목적에 대해 기업은 OI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도미노 피자는 각 시스템 로그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으며 코오롱FnC와 아모레퍼시픽은 매장에 설치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것을 도입할 때는 업무 영역에서 ‘즉시 조치가 필요한 영역’이 무엇인지 검토해보며 적용범위를 좁히고 적은 비용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도미노 피자는 ‘슈퍼 선데이’를 타겟으로 우선 적용해 상시 온라인 매출 관리에 확대 적용했다. 이후 전사업무로 확대된다면 P&G와 같이 강력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적용범위를 확장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즈니스 가시성과 민첩한 의사결정 및 운영 최적화된 방식으로 스마트한 고객과 역동적인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성장은커녕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다. ‘실시간 운영 및 의사결정 체계(OI)’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