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부터 10월 진행된 맥킨지의 연구 용역 결과 거래소가 사업 다각화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받았다고 2일 밝혔다.
맥킨지 연구 용역에는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 거래소 거버넌스 체계 개편 필요성과 관련된 내용 외에도▲세계 거래소산업 발전방향과 거래소 전략 포지셔닝 도출 ▲거래소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자본시장 발전 전략 ▲수수료 중심 수익구조 탈피를 위한 사업구조 다각화 모델 ▲글로벌 인수합병(M&A) 등 거래소 경쟁력 강화 전략 등이 담겼다.
거래소에 따르면 맥킨지는 해외 거래소들 대다수가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지주회사, IPO 등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한 사례를 분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맥킨지는 해외 거래소처럼 한국거래소도 개별 사업 부문의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 체계 변화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맥킨지는 사업 다각화 정도와 전사 컨트롤 조직의 역할을 중심으로 거래소의 거버넌스를 ①오퍼레이터(Operator) ②스트래티직 컨트롤러(Strategic Controller) ③스트래티직 아키텍트(Strategic architect) ④파이낸셜 홀딩(Financial holding) 으로 구분했다. 오퍼레이터는 사업과 전략이 혼재돼있는 대만이나 한국 거래소의 형태고 나머지 ②~④는 지주회사 체제다.
맥킨지는 유가와 파생 거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있는 거래소가 향후에는 정보 분배와 장외 파생/채권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사업다각화에 맞춰 지배구조도 기존 ①오퍼레이터에서 ③스트래티직 아키텍트로 전환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경영전략강화 TF장은 “③스트래티직 아키텍트의 경우 지주사는 개별 자회사의 방향만 제시하고 개별 자회사에 자율성을 좀 더 부과하는 형태”라며 “거래소가 향후 먹거리 발굴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하려면 기존 오퍼레이터의 거버넌스에서 종국에는 스트래티직 아키텍트로 전환해야 한다는 맥킨지의 권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맥킨지는 지주회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으로 ▲국가별 규제 대상 법인 구분 ▲외부 업체 인수 및 조인트벤처(J/V) 추진 ▲사업 부문별 파산 관리 ▲조세 절감 등을 꼽았다. 거래소의 지주회사화 사례로 독일거래소를 꼽았는데, 독일 거래소의 경우 개별 사업 영역 별 법인을 통한 지주회사 체계를 도입하고 있지만, 경영 관리상에서는 법인 구분과 무관하게 ‘원펌(One-firm·하나의 회사)’ 형태의 조직 운영을 추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맥킨지는 지주회사로 조직 체계가 변경했을 때 발생 가능한 위험성에서도 지적했다. 맥킨지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시 ▲전사 관점에서 관리 복잡도 증가 ▲조직간 장벽 형성에 따른 의사 소통 저하 ▲이해 상충으로 인한 의사 결정의 비효율화 ▲인사 형평성에 대한 불만 ▲사내 파벌주의 심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송영훈 TF장은 “맥킨지가 지적한 문제점은 지주회사의 구조적인 문제지 거래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 또한 맥킨지에 의뢰해 받았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거래소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자본시장 발전 전략, 수수료 중심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사업구조 다각화 전략, 글로벌 인수합병 (M&A) 을 포함한 경쟁력 강화 전략 등을 모색하기 위해 맥킨지에 컨설팅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안상환 한국거래소 경영지원 본부장은 “자본시장은 지난 몇년 간 주가와 거래대금 등이 침체돼 성장에 한계를 느껴 맥킨지에 연구 용역을 발주하게 됐다”며 “용역의 주 내용은 한국거래소의 향후 먹거리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