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 세계 파리바게뜨 매장을 지금의 두 배인 7000개로 늘리겠습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파리바게뜨 창립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13일 밝혔다. 1986년 10월 17일 창립한 파리바게뜨는 현재 국내 3400여 개, 해외 240여 개 등 총 364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베이커리 업계 1위 기업이다. 허 회장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가맹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쳐 2030년까지 두 나라에서만 2000여 개 매장을 개장하는 등 총 3000여 개의 해외 매장을 새로 열겠다"고 말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프랑스의 유명 베이커리 업체인 '폴(PAUL)'과 '포숑(Fauchon)' 등이 실패했던 곳이지만, 파리바게뜨는 주요 도시의 중심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파고들며 현재 매장을 177개까지 늘렸다. 2012년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이어 2014년에는 제빵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첫 매장(샤틀레점)을 냈다. 특히 최근 신제품 '코팡(KOPAN)'이 '한류빵'으로 알려지며 파리 시민들의 호평을 받은 것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게 된 배경이 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실리콘밸리와 뉴욕 맨해튼 등 핵심 상권에서 실적이 오르고 있다. 현재 파리바게뜨의 해외 매장은 240여 개에 달한다. 2004년 200억원대였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2900억원대로 치솟았다.
허 회장은 "파리를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아 인근 국가들로 신규 매장을 확장하고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허 회장이 글로벌 진출을 고려해 2000년대 초반부터 주요 국가들에 파리바게뜨 상표 등록을 미리 해놓았다"고 밝혔다. 현재 총 39개국에 상표를 출원하고 29개국에 등록을 마쳤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미국 매장에서는 버터 향을 강화하고, 중국 매장에서는 고기류를 가미하는 등 현지인 입맛에 따른 '맞춤 레시피'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 본사가 외국 가맹점주 면접부터 매장 운영 관리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의 사업 확장은 제빵 원천 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허 회장의 투자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1997년 식품기술연구소를 만들었고, 2004년에는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열었다. 2012년에는 서울 양재동 사옥에 R&D 센터인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을 설립했다. 그 결과 파리바게뜨는 2013년 국내 업계 최초로 무설탕 식빵을 선보였고, 지난 4월에는 한국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토종 천연 효모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허 회장은 "2030년까지 R&D 분야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