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 금리가 오를 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뱅크론펀드(Bankloan Fund)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연말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뱅크론펀드 투자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강한 매파 신호를 보냈다.

뱅크론펀드란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 중견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자율이 높고, 해당 기업이 부도가 나거나 자산을 유동화할 경우 우선 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가 투자를 하고 우리나라 운용이 재간접투자하는 방식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고, 미국 경제 지표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뱅크론펀드 수익률 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9월 뱅크론펀드로 622억원 몰려...6개월 수익률 4.75%

조선DB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현재(9월1~19일)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는 뱅크론펀드로 62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채권형펀드에선 1279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연말이 다가올 수록 미국 기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뱅크론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뱅크론펀드는 수익률이 기준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채권형펀드와 비슷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지만, 채권과 달리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률이 올라간다. 이 때문에 최근 금리 인상 조짐이 보이면서 채권보다는 뱅크론펀드 투자에 대한 선호가 늘고있다.

마경환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채권형펀드는 이자수익률이 고정돼있지만 뱅크론펀드는 미국 기준 금리에 연동되는 리보 금리(libor·국제 금융 거래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 간 금리)에 따라 이자 수익률이 변동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도 뱅크론펀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뱅크론펀드는 투기등급 기업 담보 대출에 투자하는 만큼 경제 흐름도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속도는 느리지만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흐름을 보임에 따라 투자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뱅크론펀드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뱅크론펀드 수익률이 타 유형 펀드 대비 선방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뱅크론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4.75%로 국내 채권형 펀드(1.2%)와 해외 채권형 펀드(4.14%) 평균 수익률보다 높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뱅크론펀드 중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대출채권) Class A’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55%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프랭클린월지급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대출채권) Class C’는 10.31%, ‘신한BNPP미국배당&시니어론ETF 1(H)[주혼-재간접](종류 A1)’는 3.82%,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H)[대출채권]클래스A’는 3.79%를 기록하고 있다.

◆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당분간 수익률 흐름 좋을 것”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내로 기준금리가 최소 한 차례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뱅크론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수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과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무산됐지만 연내 한 차례는 반드시 인상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커졌다”며 “이에 따라 연말까지 뱅크론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금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수익률 흐름도 양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가 금리 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 연구원은 “뱅크론펀드의 수익률은 기준금리와 뱅크론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며 “뱅크론 가격은 미국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데 최근 국제 유가 반등세, 미국 경제 지표 점진적 개선 등 글로벌 경제 흐름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뱅크론펀드는 양호한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을 통한 고립주의 노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