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주택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서울시와 SH공사의 자금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시중의 부동(浮動) 자금을 이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김우진 서울투자운용 대표이사는 2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는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주택과 건물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간접 투자 상품이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한 채를 짓는 데 지역에 따라 2억~3억원 들기 때문에 재정으로만 젊은 층에게 대규모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공익적 성격의 간접 투자 상품인 '서울리츠'다.

2일 만난 김우진 서울투자운용 대표이사는 서울시가 청년층에 임대주택 2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추진중인‘서울리츠’사업에 대해“부(富)의 불균형과 지역 간 양극화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청년층에게 임대주택 2만가구를 공급하는 '서울리츠' 사업 계획을 작년 7월 발표했는데, 서울리츠의 자산 운용을 수탁·관리하는 회사가 서울투자운용이다. 초대 대표에 선임된 김우진 대표는 우림건설 부사장과 주거환경연구원 원장, 국제자산신탁 부사장, SH공사 기획경영본부장 등을 거친 리츠 전문가이다.

김 대표는 서울리츠를 제대로 활용하면 젊은층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투자자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리츠는 주택기금 등을 활용해 임대주택을 먼저 지은 뒤 공모를 통해 일반 투자자를 모집하고, 임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주는 구조"라며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서울리츠 투자자에게 연 4~5% 수익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시유지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민간 주택에 비해 투자비가 적게 들고, 주택 임대료도 주변 시세의 70~80% 선에서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리츠가 활성화되면 은퇴 계층의 노후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1억~2억 가진 은퇴자가 어지간한 부동산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며 "서울리츠는 공모를 통해 부동산 소액 투자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은퇴자들의 자금 활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의 주택과 강북의 주택을 결합한 투자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강북에 비해 강남의 부동산 개발 이익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강남과 강북의 임대주택을 묶여 하나의 리츠 상품으로 만드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강남의 개발이익을 강북으로 보조해주는 효과가 날 수 있을 겁니다."

서울투자운용은 임대주택 외에도 SH공사와 함께 도시 재정비 사업에도 리츠를 활용할 계획이다.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다 사업이 중단된 지역이 대상이다. 김 대표는 "서울리츠가 활성화되면 젊은층의 주택문제와 은퇴자의 노후문제도 함께 해결 할 수 있는 묘안(妙案)이 될 수 있다"며 "서울리츠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을 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