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은 1978년 전국 단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5번째로 강한 규모였다. 부산, 경남, 경북은 물론 경기 지역에서까지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부산과 울산의 고층건물에서는 시민들이 놀라 급히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올해 4월 발생한 구마모토현의 지진 여파로 한반도에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규모 5.0 이상의 큰 지진도 후속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동일본 대지진과 구마모토 지진 영향...“응력이 서서히 전달됐을 것”

5일 오후 8시 33분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상에서 규모 5의 지진이 발생했다.

5일 밤 8시 33분 울산에서 52km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규모 5.0 수준이지만 경기도 지역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했다. 울산과 부산에선 그릇이나 창문이 떨리는 흔들림이 감지됐고 대전,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도 미세한 진동이 감지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일부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로 대형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 영향으로 향후 1~5년간 규모 5~5.5의 지진이 몇차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구마모토현은 한반도와 같은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기 때문에 지진으로 발생한 응력(지각에 작용하는 힘)이 한반도로 서서히 전달될 수 있다”며 “지난 4월 발생한 일본 남부 구마모토현 지진의 영향으로 규모 5~5.5의 지진이 한반도에도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번 진앙지는 이전에도 규모 3 정도의 지진이 있었던 곳으로 이번에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며 일본 지진 영향 때문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 센터장은 한반도는 지형학적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한반도 인근이나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경계에서 지진이 발생해 그 응력이 한반도에 전달돼도 지각이 깨질 수 있는 큰 단층이 있어야 하는데 한반도의 추가령단층, 옥천단층, 양산단층 등은 규모가 작아서 큰 지진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5일 밤 발생한 지진으로 울산여고 학생들이 서둘러 귀가하고 있다.

◆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 배제하기 어려워

이번 울산 앞바다 지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인근 단층에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울산 앞바다는 2012년에도 규모 2에서 규모 3 정도의 지진이 다섯 차례 연쇄적으로 발생한 적이 있는 지진 다발 지역이다. 울산 앞바다의 단층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진은 단층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단층은 지각이 깨져 있는 연약한 구조로 규모 5의 지진에 단층이 깨지는 길이는 1km다. 1km의 지각이 깨지면서 생기는 응력이 전달돼 진동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규모 6의 지진에는 수 킬로미터의 단층이 깨지고, 규모 7의 지진에는 수십 킬로미터 단위로 단층이 깨진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쓰시마-고토 단층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단층은 굉장히 활성화돼 있고 동해 쪽으로 연결돼 있다”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단층에 변화가 발생했을 수 있어 대규모 지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단층의 크기를 봤을 때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부터 2015년까지 38년 동안 발생한 지진횟수는 1212회다. 규모 3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9회 정도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했던 것은 규모 7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에 1899회의 지진이 기록돼 있는데, 이 중 1681년 6월 26일(숙종 7년) 일어난 양양 지진의 규모는 약 ‘7’로 평가되고 있다.

이희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시내 건축물의 약 80%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한반도 내의 단층에 대한 기초연구와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