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조직의 창의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변신에 나섰다. 핵심 키워드는 사내 벤처 활성화와 수직적 조직 문화를 깨는 것. LG전자는 사내에서 진행해온 연구 프로젝트 2건을 벤처기업으로 독립시킨다고 16일 밝혔다. 대상은 전자 액자를 만드는 '에이캔버스'와 류머티즘 관절염 진단기를 만드는 '인핏앤컴퍼니'다. 에이캔버스는 전자 액자에 자신이 찍은 사진뿐 아니라 인터넷에 연결해 명화(名畵)나 유명 작품을 감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핏앤컴퍼니는 관절염을 진단할 때 방사선 대신에 근(近)적외선을 써 환자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LG전자의 직원들이 모여 각자의 아이디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회사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낸 연구원이 직접 시제품을 만들 수 있게 5개월의 기간과 1000만원의 개발비를 지원한다.

LG전자는 두 벤처의 일부 지분을 취득하고 각종 기술을 지원하지만 경영은 전적으로 벤처로 독립한 직원들에게 맡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벤처로 간 직원에겐 3년 안에 본사로 돌아올 수 있게 했다. 벤처에서 일한 기간도 LG전자 근속 기간에 합산된다.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원에 5개월의 시간과 1000만원의 개발비를 주고 직접 시제품을 만들게 하는 것. 사업성이 높은 아이디어는 에이캔버스처럼 벤처로 독립시킬 예정이다.

LG전자는 최근 조직 문화 개선안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전날 야근한 직원들이 출근을 1시간 정도 늦게 하도록 했고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기 위해 매월 하루는 '회의 없는 날'로 정했다. 직원 간 호칭도 부장, 과장 등 직급이 아닌, '팀장'이나 '리더'같이 역할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초 사내 통신망에 '우리 틉시다'라는 제목의 게시판을 만들어 직원들의 의견을 받았다. 1주일간 1500건 가까운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직이 다소 정체돼 있고 분위기가 딱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직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개선안을 하나씩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