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전세계 원유 생산량 8분의 1 차지
5%만 늘려도 일 평균 50만 배럴 추가...국제 원유시장 부담
세계 원유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상장을 앞두고 원유 증산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각)보도했다. FT는 “사우디가 원유 수출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이란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도나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추가 생산 수요는 늘 있는 만큼 올해 (원유)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나세르 CEO는 특히 “라이벌과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며 앙숙인 이란과 경쟁자로 떠오른 미 셰일 업계를 겨냥 했다. 그는 다만 증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다. 지난해 6월 일 평균 생산량은 약 1056만 배럴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세르 CEO의 (원유 증산)발언은 사우디 정부 개각 이후 나온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라며 “사우디 정부가 원유 증산 의지를 확실히 천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알 팔리흐 신임 에너지·산업 광물부 장관은 임명 직후 “생산을 늘릴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원유 증산은 올해 상장을 앞둔 아람코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이후 국제유가는 급락하면서 사우디의 원유 수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서방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국제 원유 시장에 복귀한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앞서 모하메드 빈 살만 부황세자는 서방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점유율을 높이려 시도한다면 현재 1100만배럴 수준 이상으로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경고했다.
FT는 “아람코의 생산량은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8분의 1을 차지한다”며 “아람코가 생산을 조금만 늘려도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원유생산량을 기준으로 아람코가 생산을 5%만 늘려도 일 평균 50만 배럴의 원유가 추가 공급된다.
한편 아람코 상장과 관련, 나세르 CEO는 “5% 미만 지분을 상장할 것이며, 사우디와 해외에서 동시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최근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해 아람코 상장(IPO)등의 내용을 포함한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