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있는 쌍용자동차 조립 2라인. 1분에 2m씩 천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 코란도 투리스모, 체어맨W와 소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티볼리가 줄지어 서 있었다.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각 차량에 시트를 장착하고 있었다.
조립2팀의 윤상수 팀장은 "우리 라인에서는 체어맨과 코란도만 생산했는데, 티볼리가 잘 팔려 올해부터는 티볼리도 생산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하루 8시간만 근무했는데, 이제는 야간 근무와 토요 근무를 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볼리는 조립 2라인에서 연간 6000대가 추가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 '티볼리 효과'를 톡톡히 본 쌍용차가 좀 더 커진 '티볼리 에어'를 내놓으며 부활하고 있다. 티볼리 에어는 지난 3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계약 대수 5100대를 기록하며 올해 내수 판매 목표(1만대)의 절반을 넘어섰다. 티볼리도 같은 기간 누적 계약 6200대를 기록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쌍용차는 올 초 8만5000대의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시장 반응이 좋아 9만5000대로 목표를 높였다. 티볼리 인기에 힘입어 쌍용차는 작년 4분기에 8분기 만의 영업이익 흑자를 실현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직원들이 밝아졌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이라며 "티볼리에 이어 매년 1개 이상의 신차를 출시해 현재 58%인 공장 조업률을 3~4년 안에 10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공장 곳곳에는 '티볼리와 함께하는 성공 위한 우리의 길' '위기 닥친 우리 회사 우리만이 할 수 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김성진(41) 기술주임은 "한때는 일감이 없어 하루 8시간 근무 중 4시간만 일하고 연봉도 3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연봉 5000만원에 야근과 특근수당 2000만원까지 7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작업 물량이 늘어나자 2009년 '쌍용차 사태'로 인한 희망퇴직자 12명, 해고자 12명, 신규 채용(해고자 자녀) 16명 등 총 40명을 다시 뽑았다. 이들은 올 2월부터 출근해 티볼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