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지난해 18% 정도 투자를 늘린데 반해 고용인원은 4500명이 줄어 ‘투자 없는 고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의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1만3600명 이상의 직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K, 포스코, 현대중공업, LS, 금호아시아나 등 재계 서열 상위권 그룹들의 고용인원이 줄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역행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CEO스코어 제공

13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72개사를 분석한 결과, 2014년 말 101만7661명에서 2015년 말 101만3142명으로 고용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의 지난해 투자증가율은 17.9%였지만 고용인원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고용인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2014년 말 23만6457명에서 2015년 말 22만2821명으로 1만3600명 이상이 감소했다. 한화로 방산·화학 4개 계열사를 넘긴 것이 고용인원 감소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2484명의 감소를 기록, 단일 기업으로는 고용인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1734명이 고용인원 감소를 보였다.

SK는 902명(-1.6%)이 감소했고, 포스코는 2795명(-8.1%)이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1539명(-3.90%)이 감소했고, LS는 108명(-1.1%)이 줄었다. 금호아시아나는 계열분리로 고용인원이 2014년 말 1만7773명에서 2015년 말 1만5249명으로 14.2%나 감소했다.

고용인원이 대폭 늘어난 그룹들도 대조를 이뤘다. 한화는 고용인원이 2014년 말 2만7031명에서 2015년 말 3만2199명으로 18.8%나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973명(+1.9%)을 늘렸고, GS(3378명, +17.6%)와 신세계(2040명, +5.0%), 현대백화점(1281명, +16.1%)도 고용인원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맏형인 삼성의 고용인원 감소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 실적이 부진한 회사를 위주로 추가적인 사업재편·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