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조1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았으나, 강(强)달러에 따른 환율 효과와 최근 출시된 갤럭시S7의 판매 호조로 영입이익이 작년 1분기(6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와 전자업계의 소식통들은 4일 "갤럭시S7 판매 호조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부문의 선전, 그리고 환율 효과에 힘입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중반대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3월 중순 예측치는 물론 낙관적 전망을 했던 외국계 투자은행 JP모건(6조3000억원)과 한국투자증권(6조1000억원)의 예상치도 상회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증시와 IT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 향상의 일등 공신은 스마트폰이다. 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은 스마트폰 사업에서만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이 스마트폰에서 분기에 3조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지난달 11일 출시된 갤럭시S7은 한 달도 안 돼 1000만대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이다. 특히 화면 양 측면이 휘어진 엣지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7에서는 일반형보다 비싼 엣지 모델의 판매 비중이 40%에 이른다”고 말했다.
작년 삼성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 부문도 올해는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관계자는 “세계 D램 반도체의 평균 판매 가격은 10% 이상 떨어졌지만, 모바일용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 인하 압박을 덜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3D(입체) 낸드플래시 반도체와 1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양산한다. 디스플레이 분야 역시 TV용 LCD(액정표시장치)는 부진했지만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연초부터 지속된 ‘강달러’ 효과도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은 작년 1분기에 비해 100원 이상 오르며 지난 2월 25일에는 1241원까지 치솟았고, 삼성의 주요 현지 공장이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달러 환율도 크게 치솟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것. 동부증권 유의형 연구원은 “환율이 100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7000억~8000억원가량 증가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2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P모건의 박정준 리서치센터장은 “계절적인 수요 등을 감안했을 때 갤럭시S7 판매량은 2분기에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TV·에어컨 등 다른 제품들의 실적도 2분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는 연초의 환율 효과가 사라지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